실시간
뉴스

생활경제

'파라다이스'만 공개한 보안 투자…'롯데관광개발'은 공시 사각지대

연매출 6500억 제주드림타워는 제외, 정보보호 공시 기준 논란

[사진=최근 3년간 파라다이스의 KISA 공시를 바탕으로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국내 민간 카지노 복합리조트 가운데 정보보호 투자 현황을 공개하는 기업은 사실상 파라다이스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기준 연매출 6500억원이 넘는 제주드림타워 운영사 롯데관광개발마저 정보보호 공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현행 정보보호 공시 제도가 기업의 실질적인 사업 규모와 이용자 영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민간 카지노 복합리조트 운영사 가운데 정보보호 투자와 전담 인력, 주요 보안 활동 등을 공개한 기업은 파라다이스뿐이다.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공공기관 성격으로 공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사실상 민간 사업자 중에서는 유일한 사례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3년간 정보보호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정보보호 투자액은 2023년 7억6653만원에서 2024년 10억3917만원, 2025년 19억5983만원으로 2년 만에 약 2.6배 증가했다.

정보기술(IT) 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0.7%에서 12.5%, 17.1%로 꾸준히 상승했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2023년 2.7명에서 2024년 7.8명, 2025년 14.5명으로 5배 이상 늘었으며 IT 인력 대비 정보보호 인력 비중도 7.6%에서 13.4%, 22.9%까지 확대됐다.

투자 분야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초기에는 그룹 정보보호관리체계 구축과 데이터유출방지(DLP), 데이터베이스 접근통제 등 기본적인 보안 체계를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보안관제 고도화와 제로트러스트 성숙도 평가, 정보보호 아키텍처 진단, 재해복구 훈련, 그룹 정보보호위원회 운영 등 전사 차원의 보안 역량 강화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면 제주드림타워 카지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정보보호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행 제도가 개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을 기준으로 공시 의무 대상을 선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매년 상장사협의회로부터 상장사의 기업명과 사업자등록번호, 매출액 등 자료를 제출받아 정보보호 공시 의무 대상을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롯데관광개발은 개별 기준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지 않아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연매출이 6534억원에 달한다. 제주드림타워 카지노 역시 일부 분기 카지노 매출만 1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국내 대표 민간 카지노 사업자로 자리 잡았지만 정보보호 투자 규모와 전담 인력 현황 등은 외부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롯데관광개발 측 역시 “공시 대상이 아닌 것으로만 알고 있으며 자세한 기준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보보호 공시 제도가 기업의 실제 사업 규모와 이용자 영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카지노 복합리조트는 호텔 투숙객 정보와 카지노 회원 정보, 여권 등 신원확인 정보는 물론 결제 정보까지 대량으로 처리하는 산업이다. 개인정보와 금융정보가 동시에 집중되는 만큼 일반 서비스업보다 정보보호 중요성이 높은 업종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카지노와 온라인 도박 사업자는 회원 정보와 본인확인 정보, 결제수단 정보, 계정 자격증명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처리한다. 계정 탈취나 결제정보 유출은 곧 금전 피해와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카지노 산업에서 정보보호 투자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보안 업계에서는 대규모 개인정보와 결제 정보를 처리하는 산업의 경우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 수준을 시장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시 제도 역시 실질적인 사업 규모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결 기준으로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개별 기준 매출만으로 공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현행 방식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정보보호 공시 제도에서 기존 상장사에 적용되던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요건을 삭제하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전체로 공시 의무를 확대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정보보안 고위험 산업군을 중심으로 평균 보안 수준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업계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