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열풍 속 뷰티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짧은 유행 주기와 낮은 진입 장벽, 특정 시장 의존도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데일리>는 뷰티 기업들의 상장 현황을 분석하고 K-뷰티의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구창근 구다이글로벌 공동대표. [사진=구다이글로벌]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한국판 로레알'로 불리는 뷰티 브랜드 레이블 구다이글로벌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뷰티주(株)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제2의 에이피알'이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애널리스트 출신 구창근 대표 영입…IPO 신호탄?
구다이글로벌은 지난달 구창근 전 CJ올리브영·CJ ENM 대표를 각자대표이사로 영입했다. 회사는 글로벌 유통 전략 강화와 사업 운영 역량 보강, 경영 체계 고도화를 영입 배경으로 꼽았다.
구 대표는 CJ그룹에서 그룹 기획·사업팀장, 전략실장을 맡았으며 CJ푸드빌 대표를 역임할 당시에는 투썸플레이스 분리와 성장을 주도했다. 이어 CJ올리브영 대표 시절에는 오프라인 매장 상권 최적화와 온라인 고도화, 자체 브랜드(PB) 육성을 이끌었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출신으로 올리브영의 IPO 준비 과정을 경험했던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영입을 본격적인 상장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구다이글로벌은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주관사단 전담 인력이 회사에 상주하며 재무·회계 시스템 정비와 상장사 수준의 내부통제 체계 구축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 실적 우상향이지만, 미래 성장 동력 확보는 '숙제'
다만 장기 성장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구다이글로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700억원, 2734억원을 기록했다. 티르티르, 스킨푸드, 서린컴퍼니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브랜드들의 실적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회사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특정 브랜드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연결 매출 기준 스킨1004와 조선미녀의 비중은 각각 34.2%, 28.1%로 두 브랜드가 전체 매출의 62.3%를 차지했다. 핵심 브랜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구다이글로벌은 이너뷰티 등 신규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1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일부 핵심 브랜드의 매출 기여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단순 의존이라기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의 성장성과 채널 확장 성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너뷰티 등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성장 기회를 검토하고 있으나, 론칭 시점이나 사업 내용을 확정해 말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인증샷 속 조선미녀 '산뜻청매실클렌저'.
◆ 중복상장 걸림돌 되나…거버넌스 투명성 신뢰 확보 필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성장성뿐 아니라 지배구조 역시 주요 검증 대상이다.
우선 손자회사인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일본 증시 상장 추진 가능성이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상장 과정에서 관련 이슈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구다이글로벌 측은 "자본시장 관련 사안은 사업 전략과 국내외 법령, 감독당국 가이드라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사항"이라며 "현재 특정 계열사의 해외 상장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상장을 추진 과정에서 계열 구조, 이해상충 가능성, 소액주주 보호와 공시 투명성을 사전 점검하겠다"며 "모회사 상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제는 현 시점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거버넌스 역시 시장의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회사는 지난해 성범죄 전력이 있는 인사를 임원으로 채용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평판 조회를 했으나 범죄 전력의 고의적 누락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신임 법무본부장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김앤장법률사무소, 법무법인 린 등에서 활동한 최기록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법무 기능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장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제도의 존재보다 실제 작동 여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다이글로벌은 임직원 윤리규정과 컴플라이언스 교육,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은 분명 강점"이라면서도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기업의 정체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중요하나 현재로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이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구창근 대표 영입으로 IPO 추진 동력과 경영 체계 고도화 기반은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브랜드 편중 구조와 중복상장 가능성, 거버넌스 검증 등 남은 과제에 얼마나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의 평가와 투자심리 역시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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