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해동첨단공학관 2층 홀에서 열린 '빌드 어 클로(Build-a-Claw)' 행사에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등장하자 학생들이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이날 1200여명의 학생들이 이 행상에 등록했다. [사진=구아현기자]
대학 입학 정원이 대폭 늘어났던 1980년대 초의 졸업 정원제가 폐지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면 청년 취업난은 지금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다. 이른바 고급 인력으로 분류되는 대학 졸업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과는 반대로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어서다.
1980년 신군부의 7·30교육개혁에 의해 1981년부터 과외가 금지됐고 졸업 정원제가 도입되면서 대학들은 입학 정원의 30% 정도를 더 뽑았다.
대학 들어가기는 쉽게 하고 졸업은 어렵게 해 면학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였지만 6년을 넘기지 못하고 1987년 폐지됐다.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유급 등을 통해 탈락시켜야 하는데 반발이 커지자 학사자격 시험을 치르게 해주는 등의 조치를 하면서 유명무실해 졌다.
서울대의 경우 1980년 모집 정원은 3315명이었으나 졸업 정원제 첫 해인 1981년에는 6530명이나 됐다. 그러나 눈치싸움이 치열해 지면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는 등 대학가는 큰 혼란을 겪었다.
요즘 서울대 모집 인원은 3600여명 선으로 졸업 정원제 도입 이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서울 주요 사립대학들의 입학 정원도 1980년에 비해 대략 10% 정도 늘어 났다.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가 대폭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입학 정원은 더 줄여야 한다. 학력 인플레를 해소하는 것은 청년 취업난 완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2025년 기준 72.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70%대를 유지하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0년 중학교 1학년이던 청소년을 16년 간 추적한 '청년의 성인기 이행 경로연구'에 따르면 2007년 59.4%였던 대졸 희망 비율은 2023년 72.3%로 증가했다. 같은 해 대학진학률(72.8%)과 비슷하다. 대졸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고학력자 인력 공급에 비해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청년 실업률은 높아진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경기 침체기에는 신규 채용을 줄이기 마련인데다 인공지능(AI) 시대 일자리마저 줄어들면서 수요와 공급 불일치(미스매치)가 생긴다. 대졸 인력들은 중소기업 보다는 대기업 일자리를 찾기 때문에 노동시장 양극화 현상은 심해진다. 학력 인플레와 일자리 양극화는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청년 취업난 문제는 풀기 어렵다.
대학 입학 정원 축소는 학령 인구 감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응시 인원을 보면 1996년(80만 9867명)부터 2001년(85만 305명)까지는 80만명대를 유지했다. 1999년 11월 17일 치러진 수능에는 86만 8366명이 응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저출산 영향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2020년 48만 4737명, 2025년 49만 3896명 등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대학 정원 정책 관련 연구 자료에 따르면 수능 응시 인원은 2031년까지는 40만명대를 유지하다 2040년에는 28만명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4년제와 전문대를 합한 모집 인원은 51만명 수준이어서 응시자 모두 합격시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다.
1996년 7월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도입하면서 2011년까지 63개 대학이 신설되는 등 그동안 대학은 양적 팽창을 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의 대학은 정원 확대와 학과 다양화의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정원 감축과 함께 대학의 기능을 재편하는 등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그동안 정원 감축은 수도권 보다는 지방대 중심으로 이뤄졌다. 감축 인원의 75%는 지방대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지방대학은 더 쇠퇴하고 지역 경제는 침체하는 결과가 생겼다.
역대 정권에서 학과 통·폐합이나 대학 간 통합 등의 방식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실시했으나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내 대학의 국제 경쟁력이 개선된 것도 없다. 세계 대학평가에서 수도권대와 지방대학 간 차이는 좁혀지지 않는다.
대학 입학 정원을 줄이게 되면 등록금 감소로 대학은 재정난을 겪에 되는 만큼 재정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22대 국회에 대학 구조조정에 따른 재정 지원 관련 법안들이 계류돼 있는 만큼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학령 인구 감소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기준에 반영하게 되면 조정되는 예산을 고등교육기관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정원 감축에 따른 대학의 재정난을 줄이는 방안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대학의 기능도 재편해 평생교육기관으로 적극 활용하게 해야 한다. 국립대를 중심으로 기초학문 연구를 강화하고, 소규모 대학은 실무직업이나 산학연계를 특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을 위해 전문대로 다시 진학하는 청년들도 있다. 전문대는 신산업 분야 기술이나 보건·간호 등 취업 특화대학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원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로 현재 10%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정원 외 입학 제도를 정원 내 입학으로 흡수해 시행하는 대안도 제시한다. 그렇게 하면 수도권대와 지방대 구분없이 전국 대학이 일률적으로 정원 감축 효과를 얻게 된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2026년 지방대학 특성화 선도대학 육성사업 기본계획 시안'에서 올해 15개 안팎의 사립대를 선정해 1개교당 50억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참여 대학은 2030학년도까지 입학 정원의 3% 이상을 감축하는 조건을 제시했는데 감축률이 적다는 느낌이 든다. 좀 더 과감하게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승호 디지털데일리 주필
서울신문 편집국장, 논설위원을 거쳐 아리랑국제방송 시사보도센터장을 역임했다.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존 기지국 그대로 6G 간다…노키아, 세계 첫 상용 AI-RAN 플랫폼 공개
2026-07-15 18:14:38[DD퇴근길] 이재명 대통령의 ‘AI 기본사회’ 꿈 이뤄질까
2026-07-15 18:13:13구글 출신 AI 전문가 "SKT, 통신사 AX 청사진 제시…신경계 바꾸는 혁신"
2026-07-15 16:10:46800억→100억대 적자 폭 줄인 KBS도 위기 관리 선포…“수신료 독점 사용, 위기감 없어”
2026-07-15 10:14:18리모컨으로 즐기는 숏폼 쇼핑…SKB ‘B tv 핫딜’ 순항
2026-07-15 10:13:14KT, AI 교통관리·5G 항공망 기술 공개…UAM 상용화 속도
2026-07-15 10:09:17당근도 막았다…플랫폼업계 퍼진 '홈플러스 상품권' 주의보
2026-07-15 18:42:24중기부, 'K-방산' 미래 이끌 '혁신 스타트업' 찾는다
2026-07-15 18:26:48[일문일답] 잘파세대는 AI를 어떻게 활용할까…"소통으로 경험 확장"
2026-07-15 18:01:12팀 스위니부터 '케데헌'까지…에픽게임즈, '언리얼 페스트 서울' 42개 세션 공개
2026-07-15 17:58:55"월 1000만원 주인공 누구?"…네이버, '스페셜 네이버 메이트' 첫 공개
2026-07-15 17:42:44"기우 vs 피해 우려"…네이버 플레이스, 별점 도입 공방 재점화
2026-07-15 17: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