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6월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한국은행이 연일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최근 창립 76주년 기념사에서 “늦지 않게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최근 2주간 공식 석상에서만 세 차례나 통화 긴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는 현 3.50~3.75%로 동결됐으나, 점도표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상향 조정되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7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환율 기조마저 장기화되며 수입 물가를 자극하자, 시장금리가 상승하며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 7%를 돌파했고,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신용대출 금리 역시 최고 연 6% 선을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주담대 8%·신용대출 7%’라는 고통스러운 고금리 시대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문제는 차주들이 감당해야 할 이자 폭탄의 무게다. 지난 몇 년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집을 샀거나, ‘빚투(빚내서 투자)’로 자산 시장에 뛰어든 이들에게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금융 시한폭탄과 같다. 여기에 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될 경우, 개별 가계의 파산을 넘어 시스템적 금융 불안정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64.5%)을 적용할 경우,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인상될 때마다 전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약 3조2000억원씩 늘어난다. 예컨대 5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받은 차주라면, 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연간 이자 비용만 125만원을 더 뱉어내야 하는 셈이다. 이는 가계 경제 직격탄을 넘어서 내수 소비를 극도로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고삐를 죄고 잇다.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해 금융사별 대출 목표치를 매주 점검 중이며, 은행권은 고소득 차주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조기 상환을 유도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개별 차주들도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자산 가격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부채 규모를 선제적으로 줄이고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다. 금리 인상 경고등이 켜진 지금이야말로 자산 방어벽을 점검할 마지막 골든타임일지 모른다.
일각에서는 연내 2회 인상을 넘어 최대 4회까지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쌓아 올린 유동성 잔치의 끝은 결국 혹독한 청구서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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