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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칼럼] 증권사 리서치, 비용 아닌 투자적 관점에서

챗GPT로 생성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AI 이미지입니다.

최근 몇 년간 증권사들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올해 1분기 증권업계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이상 증가한 4조 3천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연간 이익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 결과 은행 이익 대비 증권사 이익 비중은 지난 2022년 24.3%에서 올해 1분기 64.5%까지 상승했다. 증권업계의 성장세는 실로 경이로운 수준이다.

그러나 주식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투자정보의 수준에 대해선 인색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투자 판단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증권사들이 챙긴 수익의 가치만큼 제대로 된 투자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많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증권업계가 리서치 부문을 미래의 성장과 신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R&D)보다 소모적 비용으로 인식해 온 점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들은 증권사의 리서치 서비스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나치게 단기적이고, 보수적인 주가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주가 상승을 전망하면서 목표 주가를 조금씩 만 상향 조정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 결과 목표 주가가 빠르게 도달하게 되면 다시 목표치를 올리는 일이 반복됐다.

이러한 전망 방식은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불안감을 줄 수 있다. 주가가 목표치에 근접할 때마다 매도 여부를 고민하게 만들고, 결국 잦은 매매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의 성과는 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증권사는 거래 수수료 증가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개별 종목 분석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더라도 주가가 이익 대비 과도하게 높아졌다면 투자자들에게 경고 신호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리포트는 이러한 위험 요인을 충분히 알려주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다. 투자자의 관점에선 평가 기준이 한 방향으로 쏠려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 결과 종합주가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도 상당수 종목은 고점 대비 20~30% 하락했고, 반토막이 된 종목도 적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손실 역시 그만큼 커졌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과도하게 높은 공모가 산정으로 상장 이후 공모가를 밑도는 종목들이 적지 않았다. 결국 그 피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전가됐다. 다행히 최근에는 금융당국의 심사가 강화되면서 무리한 공모가 산정 사례가 크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제 금융당국도 증권사를 평가하는 기준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총자본이나 자기자본 같은 양적 지표뿐만 아니라 투자 정보의 품질, 리서치의 정확도, 투자자 보호 노력 등 질적 요소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우수한 평가를 받은 증권사에는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그렇지 못한 회사에는 일정한 제약을 두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이러한 평가 체계가 정착된다면 증권사들은 자연스럽게 리서치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하게 될 것이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도 뛰어난 리서치 역량을 확보한다면 대형사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증권사의 곳간이 넉넉해지고 있다. 이젠 성과와 수익의 일부를 리서치 분야에 과감하게 재투자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는 노력, 그것이야말로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가장 바람직한 길일 것이다. ‘투자자보호’와 ‘시장의 신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생각이다. 시장이 호황일 때, 외형의 성장에만 빠져들기보다 질적 개선을 통해 신뢰의 기반을 다져가려는 증권사들의 진지한 고민이 요구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신성호 전 IBK증권 대표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우리선물 대표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개인 연구 및 저술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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