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생활경제

"오전 10시에 치맥?"…월드컵 시차에 치킨·주류업계 '고심'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6월10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통상 월드컵 시즌은 치킨과 주류 업계의 매출을 견인하는 특수로 기대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막을 올리게 되며 업계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본선 진출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 대회다. 참가국 확대에 따라 총경기 수 역시 64경기에서 104경기로 크게 증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어 19일 오전 10시 멕시코와, 25일 오전 10시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친다.

이에 치킨·주류 업계는 일찍이 월드컵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교촌치킨은 '축구 보는 맛, 교촌'을 테마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응원 이벤트를 전개한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회차별 주제에 맞춰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예컨대 국가대표팀 첫 경기(12일) 스코어를 예측하고 교촌과 요거트월드의 맛 조합에 대한 기대평을 달면 응모가 되고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증정하는 식이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월드컵 기간 상시 운영 중인 '버라이어티팩' 판매와 '블랙프라이드데이' 할인 행사 등을 강화하고 다이닝브랜즈그룹의 bhc도 자사 앱을 통해 상시 프로모션과 혜택을 집중 제공한다.

주류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북중미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카스는 축구 팬들이 모여 응원 열기를 나눌 수 있는 참여형 이벤트를 6월 한 달간 진행한다. '월드컵, 우리들의 진짜가 되는 시간' 캠페인의 일환으로 강남역 팝업 스토어를 열고 국가대표팀 경기일에 맞춘 대규모 응원전을 전개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여름철 야외활동과 '홈술' 소비자를 겨냥해 락앤락과 협업한 스테인리스 보냉컵 2종을 선보였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관계자는 "월드컵 시즌과 본격 야외활동 철을 맞아 테라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시원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치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그러나 업계의 이 같은 전방위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치맥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주다. 한국 대표팀의 주요 조별리그 경기가 직장인들의 근무 시간대인 평일 오전 10~11시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새벽이나 야간 시간대에 모여 치맥을 즐기던 전통적인 월드컵 응원 문화가 물리적으로 형성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 대중의 관심도 이전 대회에 비해 크게 가라앉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대회가 '캡틴' 손흥민 선수의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지만 온라인 상은 잠잠한 분위기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한국과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날(2022년 12월3일) 검색량을 100으로 보았을 때, 카타르 대회 첫 경기 전날(11월19일)과 한국 첫 경기 전날(11월23일)의 검색량은 각각 3.51, 38.44를 기록했다.

반면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개막전과 한국 첫 경기를 불과 이틀 앞둔 지난 10일 검색량이 4.06, 사흘전 9일은 3.22 수준에 머물렀다.

월드컵을 소비하는 시청 행태의 변화도 유통가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미디어 소비자들의 월드컵 시청 방식에서 '하이러이트 위주 시청'(54.3%), '경기 종료 후 시청'(27.0%), '숏폼 콘텐츠 시청'(15.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경기를 실시간으로 길게 시청하며 음식과 술을 소비하기보다는 월드컵 역시 숏폼 중심의 '스낵 컬처'로 가볍게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요 경기 시간대가 평일 오전에 분포해 있어 직전 대회들에 비해 생중계 치맥 수요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다만 본방 사수가 어려운 만큼 퇴근 이후 저녁 시간대에 하이라이트나 재방송을 보며 치맥을 즐기는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프로야구의 폭발적인 인기를 비롯해 스포츠를 하나의 놀이 문화로 즐기는 트렌드가 강해진 만큼 승패를 떠나 '함께 즐기는 문화'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 마케팅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