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6월 4일 서울시청으로 들어가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 민심이 승패를 가른 선거로 평가된다.
전날(3일) 오후 6시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개표가 진행될수록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격차를 좁히며 초접전 양상을 연출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는 51.4%, 오 후보는 46.0%를 기록했다. 격차는 5.4%포인트였다. 출구조사만 놓고 보면 정 후보 우세가 비교적 뚜렷했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될수록 오 후보가 추격에 나서며 예상보다 치열한 접전 구도가 펼쳐졌다.
잠실7동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여파로 인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서울시장 선거의 자치구별 최종 득표율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함께 치러진 구청장 선거 결과를 통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표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서울 지역 구청장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소위 '한강 벨트'에서의 강세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강남구 65.89%, 서초구 66.40%, 송파구 54.28%, 강동구 52.05% 등 강남4구를 모두 가져갔다. 특히 강남·서초에서의 국민의힘의 강세가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이와함께 용산구 52.31%, 중구 51.42%, 광진구 52.44%, 양천구 52.87%에서도 승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종로구 52.52%, 성동구 53.48%, 마포구 53.97%, 강서구 56.21%, 노원구 59.99%, 은평구 61.16%, 중랑구 62.57% 등 17개 자치구에서 승리했지만 국민의힘을 큰 격차로 따돌리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오세훈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인 강남4구는 고가주택 비중이 높고 정비사업 기대감이 큰 지역이라는 점에서 보수 표심이 강하게 결집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한강 벨트로 묶이는 용산·광진·양천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핵심 축인 한강변 지역 유권자들이 재건축·재개발과 세금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는 풀이다.
구체적으로 짚어보면,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표심을 자극한 대표 이슈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이하 장특공제) 논란이었다. 장특공제는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한 경우 양도차익 일부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주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2억원 초과 주택을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장특공제 개편 논의가 불거지면서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장특공제가 축소될 경우 13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과 한강변 지역에서는 세금 이슈가 선거 막판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5월9일 종료된 서울 수도권 조정지역의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에 이어 '똘똘한 한 채'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 이번 선거에서 여당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강북권과 서남권 유권자들은 전월세 부담과 주택 공급, 주거 안정 정책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보다 월세와 대출 부담을 체감하는 유권자들은 시장 안정과 공공성 강화 메시지에 상대적으로 높은 반응을 보였다. 성동구청장 출신인 정 후보가 생활밀착형 행정 경험을 강조한 점도 이들 지역 표심을 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방송3사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흐름이 달랐던 점도 주목된다.
출구조사는 정 후보 우세를 가리켰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보수 성향 지역의 결집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지역별 투표율 차이와 사전투표 반영 구조, 막판 부동층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정치 구도보다 부동산 민심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한 선거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권 안정론이 서울 전체 판세를 여권 쪽으로 끌어당겼지만 재건축·재개발과 세금 문제에 민감한 강남권과 일부 한강벨트에서는 오 후보의 경쟁력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했다는 평가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 의원은 4일 YTN 개표방송에 나와 “이번 승패를 갈랐던 것은 부동산 이슈였다”며 “강남3구뿐만 아니라 한강벨트 표심도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사실상 레드카드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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