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5월 4일 오전 대구 범어네거리 선거사무소에서 축하 꽃다발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은 등 금융공공기관도 긴장
금융위원회 세종행도 ‘초읽기’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당선되면서, 핵심 공약인 ‘IBK기업은행 대구 이전’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강조해 온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지방선거 결과까지 더해지면서, 금융 공공기관 재배치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제40대 대구시장에 당선됐다. 추 당선인이 취임하면 그가 공언해 온 대구 ‘경제 대개조’의 핵심 축인 기업은행 유치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추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기업은행 대구 이전을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 ‘금융·산업 생태계 혁신’으로 규정했다. 중소기업 비중이 99%를 넘는 대구 산업 구조상 대구 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기능과 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을 결합하면 강력한 금융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낙선한 김부겸 후보도 기업은행 유치를 공약했던 만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향후 국회 법 개정 과정에서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다시 불을 붙인 상태다. 다만 지방 이전 드라이브가 거세질수록 넘어야 할 벽도 높아진다. 현행 중소기업은행법은 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전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내부 반발도 거세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포퓰리즘에 눈먼 공약”이라며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국책은행 지방 이전 공약과 관련해 수차례 성명을 냈고, 지방 이전 공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금융당국 이전 논의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는 서울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5극 3특 국가 균형 성장전략’과 맞물려 세종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위가 움직일 경우 금융감독원의 원주 이전 등 금융당국 전반의 재배치 논의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는 이달 초 간부회의에서 지방선거 직후 이전 논의에 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도 대통령실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와 함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앞서 각 부처에 산하 공공기관 현황과 이전 가능성을 파악해 지난달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선거용 구호에 그치고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 시각도 적지 않다. 국책은행 지방 이전은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단골 공약이지만, 선거가 끝나면 법적·물리적 장벽과 노사 갈등에 막혀 공전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당시 추진됐던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거센 갈등 끝에 무산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이탈이 우려된다”며 “기관 경쟁력 저하와 노사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당선인의 정교한 설득 논리와 충분한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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