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TSMC 삼각 동맹 "어느 때보다 공고"…삼성 올인원 방식엔 "각자의 경쟁"
AI 팩토리 장애물 극복 위해 CAPEX 아낌없이 조달… HBM4E 공급 고객 맞춤형
6월2일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부스에서 답변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배태용기자]
[타이베이(대만)=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향후 5년에 걸쳐 반도체 웨이퍼 생산 능력을 현재와 비교해 두 배로 확충하겠다는 공격적인 투자 로드맵을 전격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 속에서 가속화하는 글로벌 메모리 부족 현상이 최소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선제적인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행사장을 찾아 국내외 취재진과 진행한 현장 인터뷰에서 "장애물이 있겠지만 극복해 낼 것이며 향후 5년 안에 전체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예정"이라며 "이 용량 확장은 웨이퍼 전체 기준을 의미한다"라고 천명했다.
◆ "TSMC 역대 최고 파트너"… 삼성이 취한 '올인원' 방식엔 장단점 없다 선 그어
최 회장의 이번 컴퓨텍스 방문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허브로 부상한 대만 빅테크 기업들과의 연대를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TSMC와 구축한 이른바 '삼각 동맹'과 모든 공정을 자체 해결하려는 삼성전자의 '올인원(All-in-One)' 방식을 비교하는 날카로운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누가 이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고객이 원하고 우리는 그것을 제공한다"라며 경쟁 구도에 대해 담담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TSMC에 의존하고 있으며 역대 최고의 파트너십을 맺어왔다"라며 "제품을 제시간에 예산에 맞춰 납품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아마도 삼성 역시 같은 방식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장단점은 따로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글로벌 AI 생태계를 쥐락펴락하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의 굳건한 신뢰도 재확인했다. 최 회장은 "서로의 신뢰와 의존성을 바탕으로 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대화 세부 내용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파트너십을 굳건히 유지할 것이고 아주 오랫동안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아키텍처인 '베라 루빈(Vera Rubin)'의 HBM 주도권에 대해서도 "주요 공급업체였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차세대 제품인 HBM4E 등의 구체적 로드맵에 대해서 최 회장은 "고객이 준비될 때마다 우리도 준비해야 하며 로드맵은 전적으로 고객에게 달려 있다"라며 "현재 HBM4E의 고객은 단 한 곳뿐"이라고 밝혔다.
◆ 폭스콘·에이서 등 대만 공급망 전방위 협력… "혼자서는 AI 못 해"
대만 현지 IT 강자들과의 스킨십도 전방위로 넓힌다. 컴퓨텍스에 처음 참석한 최 회장은 "AI 비즈니스를 확장할수록 더 좋고 더 많은 대만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라며 "폭스콘(Foxconn)과 에이서(Acer)를 비롯해 입에서 바로 생각나는 곳만 해도 너무 많다"라며 이번 출장 기간 중 다양한 대만 공급망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미래 협력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단순히 메모리 칩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더 많은 인텔리전스를 생산할 수 있는 AI 팩토리를 더 많이 구축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피력했다.
장기적인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집행 의지도 뚜렷하게 밝혔다. 최 회장은 "정확한 전체 설비 투자 금액을 미리 다 계산해 두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조달할 것이며 그것이 현재 우리의 태도"라고 단언했다.
급격한 반도체 가격 동향에 대해서는 시장 생태계 보호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 회장은 "물량 부족 현상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겠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이 더 필요하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갑자기 뛰거나 급등하는 것은 전체적인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는 일종의 문제이며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국내 산업계를 향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최 회장은 "대만은 작금의 AI 모멘텀을 아주 잘 포착하고 있다"라며 "한국도 지금이 완전한 AI 시대라는 것을 수용하고 인정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AI 시대로 더 빠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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