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이미지.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우리 경제가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6%를 기록했지만 가계 소득은 0%대 증가율에 머물렀다.
1일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월평균 실질 소득은 462만 871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1.5%)와 4분기(1.6%)에 1%대를 회복했던 실질 소득 증가율이 올해 들어 다시 0%대로 주저 앉았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분기 기준으로 2014년(3.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성장률과 가계소득 증가율 차이는 3.2%포인트로 2년 만에 최고치다. 가계의 지갑 사정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다른 산업이나 노동 시장으로 연결되게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산업 간, 계층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K자형 성장으로, '모두의 성장'(포용성장)을 위한 대책이 더욱 절실해 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저소득층의 살림살이가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형적으로 성장률은 회복되고 있지만 첨단산업에 의존하는 구조인데다 계층간 소득 격차로 인한 불균형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소득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4.2% 늘어난 반면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소득은 2.7%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중산층의 타격이 가장 컸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와 40~60%인 3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1.5%, 1.2%에 불과했다. 전체 소득에서 5분위가 차지하는 비중도 45.2%로 2023년 이후 가장 높아졌다.
소득 계층 간, 업종 간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수출 중심의 성장세나 주가지수 폭등 장세에 가려 삶이 팍팍한 소득 계층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 호황의 성과가 전체 취업자에게 확산되게 하는 방안을 찾는 게 과제라 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코스피는 28.45% 상승했지만 948개 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111개로 전체의 11.7%에 불과했다.
반면 하락 종목은 811개로 85.5%나 됐다. 나머지 26개는 보합이었다. 종목 간 차별화가 뚜렷해 지면서 특수를 누리는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대형 우량주 보유 여부에 따라 자산 격차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대출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열린 '2026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유럽과 비교해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성장이 굉장히 강력하다"면서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있어 인플레이션 관련 장애물이 적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것과 같은 연장선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예고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1134조 8492억원으로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이자 상환 부담은 1조 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올해 7월과 10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대출받은 사람들은 긴장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특정 산업 호황이 사회 전반의 균형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예상을 뛰어넘는 법인세 등의 세금 수입(초과 세수)을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일정 부분은 나라 빚을 갚는데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단순 분배 보다는 취약 계층에 대한 세제·금리 혜택, 중소 협력업체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반도체는 자본 집약적 산업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2025년 반도체 제조업 생산은 12.8% 늘었지만 관련 일자리는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초과 세수를 국부펀드에 투입해 신규 투자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도 양극화 해소 방안이 될 것이다. 정부나 공공 부문이 앞장서서 투자를 하면 민간 부문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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