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신차 정보 속에서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위해 직접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시승기 연재물 <시승로그>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주행 경험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무쏘EV.[사진=윤서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1993년 등장한 무쏘는 당시 메르세데스-벤츠 계열 엔진을 앞세워 강인한 주행 성능과 독특한 감성으로 주목 받았다. 이후 무쏘 스포츠를 통해 국내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 시장까지 개척하며 ‘무쏘’는 단순 차명을 넘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KG모빌리티(KGM)는 이 이름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것도 전기 픽업으로 말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무쏘 EV다. 첫인상부터 묵직한 존재감이 강하게 다가왔다. 전면부는 일본 토요타 랜드크루저를 떠올리게 하는 직선 중심 디자인이 인상적이었고 미국식 픽업트럭 특유의 투박한 분위기도 함께 담겨 있었다. KGM에 따르면 무쏘EV에는 ‘핸디 앤 터프(Handy & Tough)’ 콘셉트를 적용했다. 전기차의 단순한 이미지와 픽업 특유의 강인함을 동시에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물론 과거 무쏘 감성을 기억하는 소비자라면 이런 변화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전동화 시대에 맞춰 실용성과 현대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방향성은 분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 정숙성·적재공간 강점…유선 카플레이는 아쉬워
무쏘 EV 스티어링 휠.[사진=윤서연 기자]

무쏘 EV 트렁크.[사진=윤서연 기자]
실내는 최신 전기차처럼 화려한 스타일을 강조하기보다 기능성과 실용성에 집중한 모습이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이 적용됐고 KGM 차세대 플랫폼 ‘아테나 2.0’도 탑재됐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차량 대부분에 적용되는 무선 카플레이가 빠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현재 무쏘EV에서는 유선 연결만 지원된다. KGM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더 뉴 토레스’부터는 무선 카플레이를 적용했지만 이전 모델은 애플 정책 문제로 OTA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쏘 EV 핵심 경쟁력은 단연 실용성이다. 최대 500kg 적재가 가능한 데크 공간과 중형 SUV 수준 2열 공간은 확실한 장점이다. 특히 데크 활용성이 돋보인다. 캠핑 장비·자전거·공구 적재는 물론 실제 생업용 차량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해 보였다.
배터리는 80.6kWh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가 들어갔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00㎞ 수준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특유 즉각적인 반응이 바로 올라온다. 무쏘 EV는 152.2㎾ 전륜 모터를 기반으로 최고출력 207마력(ps)·최대토크 34.6kgf·m 성능을 낸다. 차체 크기가 상당한 편임에도 초반 가속에서는 무거운 느낌이 크게 들지 않는다. 저속부터 바로 밀어주는 전기차 특유 토크감이 살아있다.

무쏘 EV 측면 모습.[사진=윤서연 기자]
다만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일반 SUV와 다른 현실도 체감됐다. 무쏘EV는 법적으로 화물차로 분류되는 픽업 차량이다. 추월 상황이 아니라면 1차로 지속 주행이 제한된다. SUV처럼 느껴지다가도 법적으로는 화물차라는 점을 다시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장거리 주행을 하며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도 사용해봤다. 차간 거리 유지와 가감속 자체는 안정적이었다. 장거리 피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반면 운전 재미를 중시하는 운전자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운전 재미보다는 안정성과 편의성 중심 세팅에 가까웠다.
약 2시간 이상 주행하자 시트 피로감이 느껴졌다. 착좌감 자체는 무난했지만 몸을 단단하게 잡아준다는 느낌은 다소 부족했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소비자라면 직접 체험해보는 것을 권한다.
정숙성은 속도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 시속 90km 이하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NVH(소음·진동·불쾌감) 설계를 강화한 만큼 노면 진동과 풍절음 억제도 준수했다. 다만 속도가 높아질수록 타이어 마찰음과 하부 소음이 비교적 크게 올라온다. 물론 픽업 특유 구조와 적재 공간 특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고급 SUV 수준 정숙성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실용 픽업 기준에서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무쏘EV는 화려한 첨단 이미지를 내세우는 차량은 아니다. 대신 현실적인 가격 경쟁력과 유지비·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전기 픽업에 가깝다. SUV 감성과 화물차 실용성 사이를 절묘하게 걸치고 있는 차다. 과거 무쏘가 그랬듯 이번 무쏘EV 역시 KGM만의 새로운 시장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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