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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재테크] “남들 삼전·하닉으로 벌 때 뭐했나”…이번엔 2배 ETF로 몰린다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올해 초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려다 “너무 올랐다”며 망설이다 투자 시기를 놓쳤다. 그사이 주가는 168% 상승했다. 뒤늦게 반도체 랠리를 지켜보던 이씨는 오는 27일 출시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만회의 기회를 보고 있다.

그는 “이미 많이 올랐지만 AI 반도체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2배짜리 상품에 일부 자금을 투자해보려고 사전교육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의 일간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동시에 상장된다. 후발 투자자들의 ‘갈아타기’ 수요와 초기 선점 심리가 맞물리면서 사전교육 수료자만 3주 만에 약 8만명을 돌파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ETF 시장 규모와 개인 투자자의 매매 패턴을 감안하면 레버리지 ETF에 유입될 자금은 소극적 추산 시 1조7000억원, 적극적 추산 시 5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2배 레버리지 ETF를 출시하는 운용사는 삼성, 미래에셋, 한국투자, KB, 신한, 한화, 키움, 하나 등 총 8개사다. 상장 예정 상품은 16종에 달한다. 담을 수 있는 기초자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으로 제한돼 상품 구조 자체로 차별화를 꾀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시장 선점을 위한 수수료 경쟁도 뜨겁다. 일부 운용사는 총보수를 연 0.09%대까지 낮추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 반면 삼성자산운용(0.29%)과 키움자산운용(0.25%)은 기존 고보수 기조를 유지하며 브랜드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상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주가 상승 시 2배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 14종과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인 이른바 ‘곱버스’ 2종이다. 키움자산운용과 하나자산운용은 현물이 아닌 선물 기반으로 상품을 구성해 운용 방식에 차이를 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품 출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방향성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장된 15조원 이상의 코스피200 및 반도체 레버리지 ETF 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이미 상당하다”며 “지난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10조원 이상 규모를 형성했지만 수급과 주가 방향성 간 상관관계는 낮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장 마감 직전 변동성이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매일 장 마감 직전 주식을 사고파는 리밸런싱을 진행한다. 주가가 오른 날에는 추가 매수가, 내린 날에는 추가 매도가 발생하는 구조다. 상품 규모가 커질수록 종가 부근에 대규모 매매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형 우량주 사례를 들며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주가 수익률 분포의 극단치가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며 “어느 날 갑자기 급등하는 ‘복권 같은 성격’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연일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의 하루 주가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주가가 하루 10% 오르면 20% 수익이 발생하고, 10% 내리면 20% 손실이 발생한다.

5월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문제는 개별 주식의 하루 가격제한폭이 ±30%라는 점이다. 이론상 하루 만에 최대 60%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5000만원을 투자했다면 단 하루에 3000만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숨은 위험은 ‘음의 복리 효과’다. 주가가 10% 하락한 뒤 다시 10% 상승해도 원금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 100이 90으로 떨어진 뒤 10% 오르더라도 99에 그쳐 1% 손실이 남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이전 가격을 기준으로 곱셈 방식으로 계산되는 구조 탓이다.

특히 2배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이런 손실 효과가 더 커진다. 방향성 없이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기초자산 대비 수익률 괴리가 커질 수 있다. 변동성이 높고 보유 기간이 길수록 격차는 더 벌어진다.

예컨대 SK하이닉스 주가가 한 주에 10% 하락한 뒤 다음 주에 다시 10% 상승해 겉보기에는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가정하면, 일반 투자자의 실질 손실률은 약 1%에 그친다. 그러나 2배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의 계좌는 약 4% 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이번 상품을 신용거래 대상에서 제외했다. 1000만원의 기본예탁금 예치와 2시간의 사전교육 이수도 의무화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의 과도한 빚투와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나 일부 핀플루언서 등의 자본시장 교란행위에 대해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라”며 마케팅 자제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장기 보유 자산으로 접근하는 것을 가장 위험한 오해로 꼽는다. 구조적으로 장기 투자에 불리하게 설계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투자를 고민한다면 진입 전에 스스로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투자 목적이 단기 트레이딩인지, 장기 투자 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매일 배수를 맞추는 리밸런싱 구조상 이 상품은 수주에서 수개월 단위의 단기 방향성 베팅에 적합하다. 퇴직연금이나 장기 자산 형성 목적에는 맞지 않는다.

상장 초기 5거래일의 쏠림 현상을 감수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레버리지 ETF 보유자들의 갈아타기 수요와 신규 대기 자금이 한꺼번에 집중되는 상장 초기 5거래일을 변동성이 가장 큰 위험 구간으로 지목했다.

마지막으로 1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이 전체 자산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냉정하게 계산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지정한 기본예탁금 요건은 자칫 자산 과집중을 유발해 리스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버리지 투자 자금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품은 기존 레버리지 ETF와 수급이 겹쳐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일간 2배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일일 리밸런싱 특성상 장 마감 직전 종가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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