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백화점에서 롯데면세점으로 이어지는 백화점 통로에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장주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주요 면세점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과거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개별관광객(FIT)과 단체 관광객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면세업계의 체질 개선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면세업체들은 올해 1분기 나란히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면세점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323억원을 기록했고,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각각 122억원, 10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업계는 이 같은 실적 개선 배경으로 외국인 관광객 증가, 특히 FIT 확대를 꼽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은 108만9209명으로 전년 동월(84만6148명) 대비 2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고객은 142만71명에서 136만3241명으로 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85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구매 고객 수는 크게 늘었다. 소수 다이궁의 대량 구매 중심 구조에서 다수 FIT 소비가 더해지며 면세업계가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챗GPT AI 생성]
◆롯데·신세계 북적…K-뷰티·K-팝 앞세운 ‘경험형 쇼핑’ 강화
실제 현장 분위기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입구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면세점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주변과 백화점 식당가 동선이 겹치는 구간에는 긴 대기 줄이 이어졌고, 백화점 본관과 면세점을 잇는 9층 연결 통로 역시 쇼핑백을 든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고객센터 앞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응대가 이어졌고, 현장에서는 중국인뿐 아니라 히잡을 착용한 인도네시아 관광객 등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들이 제품을 체험하며 직원 설명을 듣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FIT 순매출 기준 중국 고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고, 대만은 38%, 베트남은 255% 급증하는 등 고객 국적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같은 날 방문한 서울 소공동 신세계면세점 역시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면세점이 있는 10층 K-뷰티 존에서는 중국어로 진행되는 뷰티 시연 행사가 열리며 관람객이 몰렸고, 건강기능식품과 K-팝 굿즈, 음반 등을 판매하는 K-웨이브 존도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실제 K-웨이브 존의 3월 매출은 지난 1월 대비 120% 증가했다.

지난 5월19일 장충동 신라면세점 앞 도로에 단체관광객을 위한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장주영 기자]
◆ 중국 단체관광객 귀환한 신라…“버스 줄지어 선다”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은 단체 관광객 회복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날 면세점 입구에서는 깃발을 든 중국인 투어 인솔자 주변으로 관광객 수십명이 모여 안내를 듣는 모습이 반복됐다. 면세점 곳곳에는 중국어 안내 문구와 중국 유명 배우를 활용한 광고 영상이 배치돼 있었다.
특히 신라면세점에서는 단체 관광객 수요에 맞춰 화장품과 건강식품 인기 제품을 박스 단위로 구성해 판매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실제로 여러 제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이동하는 관광객들로 매장 내부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면세점 인근 도로에는 단체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줄지어 정차해 있었다. 장충체육관 인근의 한 주차관리원은 “외국인 관광객 투어 버스가 여러 대씩 정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체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방문하기 위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회복과 함께 최근 중·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여행 수요 일부가 한국으로 이동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중심 인바운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고, 위안화 강세로 구매력 역시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면세점 업황 회복이 단순한 방문객 증가를 넘어 관광·유통 소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윤혜진 경기대 관광개발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중국 다이궁 중심의 매출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FIT 중심으로 인바운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관광객 취향을 반영한 국내 브랜드 확대와 K-컬처 기반 체험형 공간 기획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면세점 외 일반 유통 채널에서도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국내 면세점 역시 단순한 면세 혜택을 넘어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와 체험 공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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