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본 사설 내용과 관계없습니다. <자료사진 > 삼성전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온갖 귀농·귀촌 지원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교육·교통시설과 함께 지역 정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의료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현금 지원 중심 정책에 치중하기 보다는 읍·면 지역의 보건지소에 의사가 없는 곳이 수두룩한 상황임을 고려해 의료 공백을 메우는 방법부터 찾는 것이 시급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청년농업인과 농식품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26년 2학기 청년창업농 장학생을 선발하기로 하고 6월 1~30일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장학생에 선발되면 등록금 전액과 학업장려금을 지원받기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 농식품부는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뽑힌 9600여명 가운데 67.8%가 농업 분야에 진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이 인구 소멸 위험 지역 등 농촌에 제대로 정착해 청년농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몇 년에 걸쳐 추적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각 기초자치단체들도 열성이다.
강원도 평창군은 20일 전입 예정자와 귀농·귀촌인 35명을 대상으로 '귀농·귀촌학교 1기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도시민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해 선도농가 방문, 지역문화 체험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한다.
횡성군도 19일 귀농·귀촌 종합학교 입교식을 가졌고, 전북 김제시는 같은 날 35명에게 귀농·귀촌 기본교육 수료증을 전달했다.
충남 홍성군도 3개월 동안 숙박시설까지 제공하면서 귀농·귀촌 희망인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엇비슷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귀농·귀촌 인구는 감소 추세여서 난감할 수 밖에 없다.
귀농·귀촌 인구는 5년 전인 2021년 51만 5434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2023년 41만 3773명을 기록하는 등 그 이후에는 줄어들고 있다.
은퇴 이후 도시 지역에서 고령자 취업이 늘어나는 영향도 있을 것이고, 농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역귀농 현상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사를 간 귀농·귀촌인들이 개선을 원하는 가장 큰 부문은 의료와 교육 및 교통시설 등의 인프라라고 한다. 도시의 은퇴자들이 새로운 거주지를 정할 때 병원과의 거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료서비는 지역 구분없이 삶의 질과 직결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내놓은 연구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보건소와 보건지소 등에 배치되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는 신규 편입 인원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제도 유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은 농어촌 지역 주민의 1차 의료와 건강 증진을 담당하는 최후의 보루이지만 인력은 공보의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공보의 구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이다.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는 2026년 1023곳이고, 2027년에는 전체 보건지소의 86.9%에 해당하는 1083곳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치과의사나 한의사를 제외한 신규 편입 공보의(의과)는 2020년 742명이었으나 의정 갈등으로 인한 현역병 입대나 졸업유예 등으로 2026년에는 98명에 그쳤고, 2031년까지 해마다 100명대에 머물 전망이다.
공보의를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은 복무기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육군 현역 사병의 복무 기간은 18개월인 반면 공보의는 3년이나 된다. 복무 기간을 단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복무 기간이 줄어든다면 의대생 10명 중 9명은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희망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인구 감소는 병원이나 약국을 사라지게 한다. 인구가 3000명을 밑돌면 약국이 문을 닫는다는 얘기도 있다.
전문의들은 연봉 수억원을 제시해도 소도시나 읍·면 지역 의료시설에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공보의마저 없다면 농촌 소멸을 막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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