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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이름 바꿔 돌아오나…업계 의견수렴 착수

저가요금제 혜택 확대 취지라지만…지원금 규제 다시 고개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국회가 휴대폰 구매 시 요금제에 따라 다르게 지급되던 지원금 규제를 검토한다.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 이용자 간 지원금 격차를 줄여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었던 저가요금제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선 이를 두고 사실상 ‘단통법 부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자 차별을 줄이겠다는 명분과 달리, 결과적으로는 과거 단통법처럼 사업자 간 지원금 경쟁을 위축시켜 소비자 혜택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는 우려다.

◆ “고가요금제 몰아주기 막는다”…요금제별 지원금 차등 제한 추진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일부 의원들은 최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통해 요금제별 지원금 차등 지급 제한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섰다.

개정안은 이동통신사가 요금제에 따라 지원금을 과도하게 차등 지급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요금제 간 지원금 차이가 대통령령 기준을 초과할 경우 차별로 보고 이를 제한하도록 했다.

현재 휴대폰 구매 시 지원금은 가입 요금제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 7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지원금 상한선이 사라진 가운데, 일반적으로 고가요금제를 사용할수록 더 많은 지원금이 지급되는 구조다.

법안 취지 자체는 중저가 요금제 이용자 보호에 있다. 현행법상 거주지역·나이·신체조건 등을 이유로 한 차별만 금지돼 있지만, 단통법 폐지 이후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지원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저가요금제 이용자 혜택이 줄었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이다.

개정안은 또 단말 판매 과정에서 이용자가 요금제별 지원금과 지급 조건을 비교할 수 있도록 설명하도록 의무화하고,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도 명시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도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 지원금 하향평준화 우려…“문제는 장려금 구조” 지적도

하지만 업계는 사실상 폐지 1년 만에 단통법이 부활한 것 아니냐며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규제 방식 자체가 기존 단통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단통법 역시 이용자 차별을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실제론 지원금 경쟁을 제한하면서 소비자 혜택을 축소시켰다는 비판 속에 폐지된 바 있다.

이번 개정안 역시 지원금 총액 자체에 상한선을 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요금제 간 지원금 차이를 제한할 경우 사업자들이 고가요금제 지원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전체 지원금 규모가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통업계는 시장 문제의 본질이 ‘지원금 차등’이 아니라 통신사의 ‘판매장려금 구조’에 있다고 주장한다.

판매장려금은 이동통신사가 유통채널에 지급하는 비용으로, 업계에선 이통사들의 채널별·요금제별 장려금 차등 지급 구조가 유통망의 고가요금제 유도를 사실상 강제해왔다고 보고 있다.

단말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부 판매점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고가요금제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하거나, 가입자가 단기간 내 요금제를 변경·해지할 경우 지급받은 장려금을 환수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판매 현장에서는 소비자에게 ‘고가요금제 6개월 유지’ 조건 가입을 유도하는 관행도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구조가 중저가 단말 시장 위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장려금이 집중된 프리미엄 단말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말 취급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요금제별 과도한 장려금 차별이 해소되지 않는 한 현장 유통망만 문제로 몰릴 수 있다”며 “지금의 방식은 통신사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골목상권에 다시 책임을 떠넘기는 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시장 자율 대신 정부 개입 회귀?”…학계선 규제 강화 비판

현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단통법 폐지 후속 종합시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방미통위는 지난해 9월 이동통신사·제조사·유통업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단말 유통시장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논의 과정에선 고가요금제 가입 유도 관행 개선과 함께 판매 권한 및 법령 준수 여부를 관리하는 ‘사전승낙제’를 유선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에선 단통법 폐지가 ‘유통시장 활성화’와 ‘이용자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지향했음에도 논의가 이용자 보호와 규제 강화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 경쟁을 통한 자율적 개선보다는 정부 개입 중심으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학계 전문가는 “요금제 간 지원금 차이를 대통령령 기준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기업 자율성을 상당 부분 제약하는 조치”라며 “결국 단통법 이전 시장으로 돌아가기보다, 폐지된 단통법 규제를 우회적으로 복원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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