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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흥행이 실적 갈랐다…'붉은사막'·'아크 레이더스'·'배틀그라운드' 질주

2026년 1분기 주요 게임사 매출 그래프. [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2026년 1분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이 글로벌 흥행작 보유 여부에 따라 엇갈렸다.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낸 지식재산권(IP)과 신작을 앞세워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냈다. 반면 상대적으로 주요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 집중된 기업들은 실적 개선 폭이 제한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사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엔씨,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2026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국내 게임시장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경쟁 심화와 신작 개발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PC·콘솔 시장과 해외 라이브 서비스에서 성과를 낸 기업들은 실적 체력을 키웠다.

반면 글로벌 흥행작을 확보하지 못한 게임사들은 기존작 매출 방어와 비용 관리에 무게를 두면서 하반기 신작 성과를 실적 반등의 변수로 남겼다.

◆글로벌 흥행작 보유 게임사, 실적 앞서갔다

넥슨 '아크 레이더스' 대표 이미지. [사진=넥슨]

넥슨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201억원, 영업이익 5426억원, 순이익 53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 40% 증가했고 순이익은 118% 늘었다.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모두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해외 매출 확대다. 넥슨의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하며 비중이 62%로 높아졌다. 북미·유럽과 동남아 등 기타 지역 매출은 각각 310%, 111% 늘었다. 중국 지역 성장 모멘텀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도 해외 매출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는 넥슨의 기존 IP 확장 전략을 보여줬다. '메이플 키우기'와 '메이플스토리 월드'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냈고 기존 PC 메이플스토리도 국내외 업데이트 효과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아크 레이더스'는 넥슨의 서구권 매출 성장을 이끈 신작이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크 레이더스는 올해 1분기에만 460만장이 추가 판매됐고 출시 6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600만장을 넘겼다. 아크 레이더스 흥행에 힘입어 넥슨의 PC·콘솔 매출은 단일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신규 모드 '페이데이' 관련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도 핵심 IP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크래프톤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714억원, 영업이익 5616억원, 순이익 51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6.9%, 영업이익은 22.8%, 순이익은 38.4% 증가했다.

성장을 이끈 것은 '배틀그라운드'다.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는 1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PC 매출은 36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 모바일 매출은 7027억원으로 32% 증가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장기 서비스 게임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는 라마단 시즌 상품이 성과를 냈고 중국에서는 PC 배틀그라운드와 '화평정영'이 성장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에 다양한 모드와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더해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펄어비스 신작 '붉은사막' 판매량 500만장 돌파 관련 이미지.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글로벌 흥행으로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285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 순이익 1700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419.8%, 영업이익은 2584.8%, 순이익은 2107.8% 늘었다.

붉은사막은 1분기에만 26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IP 매출의 81.2%를 차지했다. 플랫폼별 판매 비중은 콘솔과 PC가 각각 50%로 집계됐다. 국내 게임사의 PC·콘솔 글로벌 도전이 실적으로 연결된 사례다.

해외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펄어비스의 1분기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유럽 81%, 아시아 13%, 국내 6%다. 붉은사막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유럽에서 발생했다. 기존 검은사막 중심이던 매출 구조가 신작 흥행을 통해 재편된 셈이다.

◆국내 중심 게임사, 신작 성과 확인 과제로

지난 4월25일과 26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강남 포탈 PC방에서 진행된 엔씨 '리니지 클래식' 첫 오프라인 행사 'PC방 안타라스 총력전 드래곤 슬레이어' 현장 입구. [사진=엔씨]

엔씨는 국내 시장 중심 게임사 가운데 예외적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엔씨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574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 순이익 15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70%, 306% 증가했다.

실적 개선은 PC게임 부문이 이끌었다. 엔씨의 1분기 PC게임 매출은 3184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이온2' 매출은 1368억원, '리니지 클래식' 매출은 835억원으로 집계됐다. 리니지 클래식 출시 후 90일 동안 누적 매출은 1924억원에 달했다.

다만 엔씨의 과제도 글로벌 확장이다. 회사는 3분기 아이온2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더시티'·'타임테이커즈'·'리밋제로브레이커스'·'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등 신규 IP도 글로벌 테스트 단계에 들어간다. 모바일 캐주얼 사업도 새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넷마블 '몬길: 스타다이브' 국내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 관련 이미지.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517억원, 영업이익 531억원, 순이익 21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 6.8% 늘었다. 순이익은 보유 자산 매각 손익이 반영됐다.

넷마블은 1분기 신작의 초반 매출 극대화보다 장기 제품수명주기(PLC)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몬길: 스타다이브'와 '일곱개의대죄: 오리진'을 PC·모바일·콘솔 플랫폼으로 선보이며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79%였지만,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신작의 장기 안착이 필요하다.

컴투스는 야구 게임 라인업과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4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206.9% 증가했다. 스포츠 게임 매출은 639억원으로 23.9% 늘었다.

컴투스 '제우스: 오만의 신' 관련 이미지. [사진=컴투스]

컴투스의 과제는 하반기 신작이다. 회사는 모바일·PC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을 3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야구 게임과 '서머너즈워'로 상반기를 버틴 뒤 하반기 신작으로 성장세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NHN은 1분기 매출 6714억원, 영업이익 263억원, 순이익 3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0% 감소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1278억원으로 6.8% 증가했다.

NHN 게임사업은 일본 시장 공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웹보드게임 규제 환경 변화와 일본 모바일 게임 협업 이벤트가 1분기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전사 수익성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투자 비용 영향으로 주춤했다.

웹젠 신작 수집형 RPG '테르비스'. [사진=웹젠]

웹젠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93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5.2%, 39.6% 감소했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은 51%로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회사는 '테르비스'·'프로젝트D1'·'뮤' IP 신작 등을 통해 장르 다변화를 추진한다.

위메이드는 라이선스 매출 반영으로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533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 순이익은 199억원이다. 게임 부문 매출은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미르의전설2' IP 로열티 분쟁 마무리에 따른 라이선스 매출이 실적을 보완했다.

넥슨게임즈, 카카오게임즈, 데브시스터즈는 신작을 통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넥슨게임즈는 1분기 매출 415억원, 영업손실 211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약 829억원, 영업손실 약 255억원을 냈다. 데브시스터즈는 매출 585억원, 영업손실 17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성장 공식 바뀐다…관건은 글로벌 IP

시프트업은 1분기 매출 473억원, 영업이익 215억원, 순이익 3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1% 감소했다. 신작 개발비와 인건비 증가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스텔라 블레이드' 매출은 1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0% 증가했다.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 차기작부터 직접 퍼블리싱을 맡고, 최근 인수한 언바운드 신작도 자체 서비스로 선보일 계획이다. PC·콘솔 사업 역량을 직접 쌓겠다는 전략이다.

네오위즈도 PC·콘솔 IP 기반 성장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네오위즈는 1분기 매출 1014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P의 거짓'은 글로벌 할인 행사로 판매 흐름을 이어갔고, 차기작은 핵심 재미 검증을 마치고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에 들어갔다.

올해 1분기 실적은 국내 게임업계 성장 공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국내 모바일 MMORPG 흥행과 과금 효율이 실적을 좌우했다. 그러나 이번 분기에는 글로벌 PC·콘솔 신작, 해외 라이브 서비스, 장기 운영 IP가 실적 차이를 만들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대표 이미지. [사진=펄어비스]

글로벌 흥행작은 단기 매출뿐 아니라 지역 다변화와 플랫폼 확장 효과를 낸다. 넥슨은 아크 레이더스를 통해 북미·유럽 매출을 키웠고,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 경쟁력을 증명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을 통해 PC·콘솔 패키지 시장에서 새 매출 축을 확보했다.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에는 부담도 따른다. 대형 PC·콘솔 게임은 개발 기간이 길고 투입 비용이 크다. 최근에는 출시 이후의 빠른 업데이트, 글로벌 이용자 대응, 플랫폼별 운영 역량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흥행작 확보는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지만 동시에 높은 실행력을 요구하는 과제로도 남아 있다.

2026년 1분기 실적은 국내 게임사의 성장 기준이 국내 흥행에서 글로벌 성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존작 운영과 비용 관리만으로는 성장세를 만들기 어려워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IP와 장기 운영 역량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하반기에는 기존 흥행작의 지속성과 신작의 해외 성과가 맞물리며 국내 게임업계의 실적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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