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본사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개인정보 사고 여파로 흔들렸던 쿠팡이 고객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압박이 이어지며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5일(미국 현지시각)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와우 회원들의 재가입 등 고객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개인정보 사고 여파가 계속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근본적인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의장은 이번 1분기 3500억원 규모 영업손실 등 수익성에 대해 개인정보 사고 구매이용권 보상과 물류 네트워크의 일시적인 비효율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쿠팡 측은 회복 과정 속에서도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로켓배송 상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 등에 자동화와 AI 도입으로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이다.
◆ 개인정보 사고 구매이용권 보상, 유휴설비·재고비용 부담 등이 수익성 영향
우선 김 의장은 개인정보 사고 이후 회복 상황과 성장 전망, 마진 등 수익성 저하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창립 이래 회사를 이끈 고객중심 경영, 운영 탁월성, 체계적 자본 배분은 현 시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도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다”며 “지난 1월은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최저점을 기록했고, 이후 매달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돼 2~3월에는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회복세는 10년 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래로 사업을 이끈 원동력인 다양한 상품·합리적인 가격·최고 서비스 통한 고객 감동 선사에 끊임없이 집중한 데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수년간 수십억 달러 투자로 구축한 경험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요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정보 사고 이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고 이 기간 동안 두자릿수 성장률로 꾸준히 지출을 늘렸으며 고객 중 대다수는 다시 돌아와 사고 이전 소비 수준을 회복했다”며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짚었다. 가입 및 이탈률이 과거 안정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1~3월까지 매출 성장률 추세는 과거 추세보다 앞서 나가고 있고, 전년 대비 비교 실적은 연중 지속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은 근본적인 회복세를 온전히 반영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객 행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간 영향받은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중단된 성장효과가 전년 대비 비교 실적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 의장은 이번 1분기 마진 수익성을 저해한 뚜렷한 요인 2가지를 꼽았다. 첫번째는 이번 개인정보 사고에 대응해 발행한 고객 구매이용권이다. 김 의장은 “일회성으로 대부분 영향은 1분기에 국한되며, 2분기 초반까지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쿠팡은 지난 1월 15일부터 3370만명 전 고객 대상으로 약 1조6850억원(약 12억달러),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는 고객 보상 프로그램을 3개월간 시행했으며 이용금액은 매출에서 차감된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상의 일시적 비효율성 발생이다. 김 의장은 “쿠팡의 설비 확충 및 공급망 관련 계획은 모두 충분한 여유를 두고 수립되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고객 패턴을 바탕으로 예측한 수요 추이에 맞춰 조정된다”며 “이것이 당사가 서비스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며 사고 발생 전까지 유지해온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고 같은 외부 요인이 이 패턴을 방해할 경우 실제 수요는 계획된 수요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해당 기간 동안의 유휴 설비(underutilized capacity) 및 재고 비용을 쿠팡이 부담하게 되는 형식이다.
다만 수요 회복에 따라 설비와 공급망이 균형을 찾고 네트워크와 공급망을 조정하는 등의 노력으로 손익계산서(P&L) 내 비효율성 또한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의장은 “장기적으로 쿠팡의 마진 확대를 이끄는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믿는다”며 “네트워크 전반의 운영 효율성 향상,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 수익성 높은 카테고리와 상품 확장으로 장기적 마진 확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연간 단위의 마진 확대는 내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적으로 사업의 근본적인 마진 성장 잠재력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 로켓 상품군 확대..물류·배송 네트워크 자동화·AI 도입으로 서비스 향상”
쿠팡은 회복을 넘어 사업 구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특히 김 의장은 “상품군은 여전히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에서 근본적 성장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고객이 구매하고자 하는 상당수 상품이 아직 로켓배송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어 직매입 카탈로그와 로켓그로스(FLC)의 결합이 이러한 격차를 크게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 등 모든 서비스에 걸친 자동화와 AI 도입은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향후 고객 경험 향상과 마진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성장사업에 대해서는 “대만에선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데다, 대만에서 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자체 라스트마일 배송 네트워크가 현재 대부분 물량을 커버하고 있다”며 “대만 고객에게 로켓배송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직 초기 단계이나, 고객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좋다”고 밝혔다.
현재 대만의 고객 유지율(cohort retention)은 한국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쿠팡 측은 올해 대만에서 최고 고객 경험과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반 구축에 집중하며 네트워크 설계, 라스트마일 물류 구축, 공급망 개선 등 장기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김 의장은 쿠팡이츠를 두고 “프로덕트 커머스 회복세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두 서비스를 모두 구축한 ‘고객 가치 제안’ 강점을 보이고 있다”며 “프로덕트 커머스와 성장사업에 걸쳐 고객이 쿠팡을 선택하게 된 근본적 경험을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개선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타이베이시 시내에서 쿠팡 배송기사가 로켓직구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사진=쿠팡]
◆ 개인정보 사고 영향, 작년 4분기보다 올 1분기 온전히 반영...2분기 최대 10% 성장 전망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은 지난 개인정보 사고 영향을 반영했고, 이는 지난 2월에 제시한 가이던스(5~10% 성장률)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번 1분기 매출 85억달러는 고정환율 기준 8% 성장한 상태로, 아난드 CFO는 “핵심 사업은 지속적으로 견고해졌고, 향후 프로덕트 커머스에 대한 영향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72억달러)는 5%(고정환율 기준) 성장하며 지난 1월을 저점을 찍고 2~3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번 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 3% 감소했다.
아난드 CFO는 “활성 고객 수는 최근 3개월 기준으로 산출되는데, 사고가 4분기 말에 발생했기에 그 영향이 지난 분기보다 이번 분기 수치에 보다 온전히 반영됐다”며 “최근 추세가 더 의미가 있으며 이번 분기 기초 지표가 안정세 보이며 개선되고 있고, 계정 재활성화와 신규 고객 증가 측면에서 고무적 추세가 확인된다”고 짚었다.
또 이번 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총이익은 22억달러로, 이익률은 30.3%를 기록했다. 다만 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p, 직전 분기 대비 1.6%p 감소한 수치다.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조정 에비타(상각전 영업이익)의 마진(5%)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3%포인트, 전분기 대비 2.7%포인트 감소했다.
아난드 CFO는 “매출 총이익률 하락은 개인정보 사고와 관한 단기적 요인, 사고에 대응해 발급한 구매이용권 보상과 사고 이전 수요를 기준으로 설정한 주문 처리량·재고·공급망 운영이 점진적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네트워크 비효율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운영 효율성과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와 기술 투자 등으로 일시적 비효율 상황을 지나면 다시 마진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성장 사업은 고정환율 기준 25% 성장한 13억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대만 사업영역과 쿠팡이츠, 일본 로켓나우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조정 에비타 손실은 3억2900만달러로, 작년 4분기 실적에서 제시한 연간 가이더스(9억5000만달러~10억달러) 예상 투자 집행 범위 내에 있다. 다만 성장사업 부문의 매출 총이익(1억2300만달러)도 전년 대비 25% 감소했으나, 아난드 CFO는 고객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진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및 관리비(25억달러) 지출은 매출의 29.9%를 차지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동기 대비 2.5% 늘어난 상태다. 아난드 CFO는 “당사 비용 구조 상당 부분이 사고 발생 전 수요 추세를 기준으로 책정해 비용 구조와 매출 간 단기적 격차가 발생하며, 성장 이니셔티브 지원을 위해 진행 중인 투자로 성장 사업 운영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난드 CFO는 “2분기엔 고정환율 기준 연결 매출이 약 9~10% 성장할 것을 전망하며, 올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개인정보 사고로 인한 단기적 요인으로 연결기준 조정 에비타 마진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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