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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 파장이 글로벌 보안 업계에서 지속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보안 패러다임 변화는 오래 전부터 예고됐지만 클로드 미토스 등장으로 그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도화된 AI로 보안 시스템을 진일보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부터 AI 보안 위협 경종을 울린 현상이라는 해석까지, 다양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앤트로픽의 새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가 전 세계 중앙은행과 정보기관, 금융당국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14일 오피니언 기고를 통해 미토스를 “사이버 위협이 아니라 사이버 위협에 대한 해결책”으로 평가했다. 같은 기술을 두고 한쪽은 ‘AI발 사이버 충격’으로 다른 한쪽은 ‘AI가 스스로 경제적 가치를 입증한 사례’로 해석한 것이다.
◆“제한된 접근이 불안감 키운다”
이번 파장은 앤트로픽이 새로운 최상위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미토스가 글로벌 주요 빅테크가 운영하는 브라우저, 운영체제, 서버 등 주요 소프트웨어에서 기존 보안 시스템에서 발견하지 못한 취약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이 주목한 것 중 하나는 ‘접근권’ 문제다. 미토스가 은행, 전력망, 정부 시스템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의 숨은 결함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이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 주체는 단순한 기술 우위가 아니라 안보상 우위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미토스를 공개하면서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연합체 성격의 ‘프로젝트 글래스윙’도 가동했다.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해 정부 등 5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외 국가 중에서는 영국이 예외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합류를 타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답을 받지 못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지난달 14일 뉴욕 콜롬비아대학교 행사에서 “중앙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이 미토스의 의미를 신속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이 모델이 다른 시스템의 취약점을 식별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는 범위가 핵심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AI안전연구소(AISI)도 우려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AISI는 미토스 프리뷰가 기존 프런티어 모델 대비 사이버 성능에서 한 단계 도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32단계로 구성된 기업 네트워크 공격 시뮬레이션에서 미토스는 10회 중 3회 처음부터 끝까지 과제를 완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시아 금융당국도 움직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홍콩금융관리국은 주요 은행들과 접촉해 AI 기반 사이버 위협 대응 상황을 점검했고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증권투자위원회도 미토스 사용과 시장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AI가 취약점 악용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이버 위협 방어체계 강화할 기회”
우려 목소리와 반대로 미토스 출현은 ‘기회’에 가깝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들은 미토스가 취약점을 ‘만든 것’이 아니라 ‘발견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미 존재하던 보안 결함을 AI가 드러낸 것이므로 이를 재앙이 아니라 방어 기회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취지다.
앤트로픽이 일반 공개를 제한한 것도 순수한 이타심만이 아니라 법적 책임, 평판 리스크, 향후 보안 사업 기회를 고려한 결과로 해석했다. 오히려 시장과 법률 시스템이 AI 기업을 책임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했다는 시각이다.
WSJ는 사설을 통해 취약점을 적대국이나 범죄조직이 먼저 찾아냈다면 훨씬 위험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토스가 취약점을 조기에 드러냈기 때문에 기업과 정부가 패치에 나설 수 있고 앤트로픽은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보안 사업을 만들 수 있다는 해석이다.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도 미토스의 양면성을 강조했다. 미토스가 애초에 사이버 공격 도구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며 대규모 복잡한 코드베이스를 다루는 개발자에 가까운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능력이 취약점 발견과 악용 능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보안상 중대한 우려가 된다고 분석했다. 미토스 위험은 실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성능 향상 그 자체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클로드 미토스에 대한 글로벌 시장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AI 기술 발전 속도와 정책 변화 속도의 괴리에 따른 문제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 변화 중심에는 정부 당국의 AI 도입속도와 기업의 AI 도입 속도 변화에서 오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케임브리지 산하 ‘대안금융센터’가 국제결제은행(BIS),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함께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감독당국보다 두배 이상 빠르게 AI를 도입하고 있다. AI를 도입했다고 답한 감독당국은 20%에 그쳤고 AI 사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관도 24%에 불과했다.
미토스를 둘러싼 상반된 반응은 결국 이번 파장이 단순히 ‘기회인지 위기인지’를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미토스는 보안 결함을 먼저 발견해 고칠 수 있는 강력한 방패이면서 동시에 같은 능력이 공격자에게 넘어갈 경우 기존 사이버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창이기도 하다.
미토스가 던진 진짜 질문은 단순히 AI 모델의 ‘정직한 발전’에 그치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 의견이다. AI 모델에 대한 접근권이 지정학 권력 문제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를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누가 접근하고 누가 검증하며 누가 책임질 것인가’와 같은 심도 있는 의사 결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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