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이언 해리스 SAS 최고기술책임자(CTO)가 SAS 이노베이트 2026 행사에서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 중이다. [사진=이상일기자]
[그레이프바인(미국)=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AI는 기업의 비용 구조를 바꾸고 있다. 하지만 브라이언 해리스 SAS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그 변화가 영구적인 차별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봤다. 모든 기업이 비슷한 AI 역량을 갖게 되면, 비용 절감만으로는 시장에서 돋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AI가 가져올 진짜 질문은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다음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이냐”라고 강조했다.
SAS가 4월 27일부터 30일까지(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그레이프바인에서 개최한 연례 컨퍼런스 ‘SAS 이노베이트 2026(SAS Innovate 2026)’에서 해리스 CTO는 한국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AI를 활용해 비용을 낮춘다면 마진과 수익성을 높인 셈이다. 하지만 경쟁사들도 모두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동일한 비용 모델 안에서 같은 역량을 갖게 되면, 무엇이 우리 사업을 차별화할 것인가를 다시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SW기업들이 AI 코딩을 적극 채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해리스 CTO는 SAS 내부 경험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핵심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었다. AI에게 충분한 맥락을 제공해야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팀은 클로드에 적절한 컨텍스트를 제공하는 방법, 즉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으로는 견고한 CI/CD 프로세스와 자동화된 테스트, 기존 지적재산과 인프라를 들었다. AI가 코드를 생성하더라도 기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고, 품질을 보장하는 개발 체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리스는 코드베이스 분석도 중요한 활용 사례로 제시했다. AI에게 특정 디자인 기준이나 패턴을 기준으로 코드베이스를 분석하게 해 올바른 디자인 시스템을 따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에게 특정 디자인 기준이나 패턴에 대해 코드베이스를 분석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 디자인 시스템 안에서 올바른 디자인 패턴을 사용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SAS 내부의 디자인 시스템도 AI 개발에 연결되어 있다. 해리스는 HTML, CSS, 자바스크립트로 구성된 디자인 시스템이 클라우드에서 컨텍스트로 제공되며, 이를 통해 AI가 SAS의 디자인 요구사항에 맞는 사용자 경험을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AI 생성 코드의 확대를 낙관만 하지는 않았다. 코드 생성량이 늘어날수록 기술 부채와는 다른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고 봤다. 해리스는 이를 “이해 부채”라고 불렀다.
그는 “AI를 이용해 기술적 부채를 해소하기 시작하면 이해 부채가 쌓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즉, 코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현재 구조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조직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만든 코드의 비율을 자랑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해리스는 “우리 회사 코드의 80%가 AI로 생성됐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약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비율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되는지 유지보수와 품질을 감당할 수 있는지라는 지적이다.
그는 “AI가 생성한 코드를 관리하고 유지보수하며 업데이트하는 방법에 관해 조직 안에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I가 코드를 대규모로 생성하는 시대에도 컴퓨터공학을 공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해리스는 분명히 “그럴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앞으로의 개발자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만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순수하게 컴퓨터공학 배경만 가지고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은 아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코드를 직접 들여다보고 이해해야 한다. AI가 생성한 코드를 검토하고, 유지보수하고, 리팩토링하려면 깊은 기술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리스 CTO는 “이제는 코드 한 줄 한 줄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키텍처적인 용어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더 높은 수준의 컴퓨터과학을 배워야 하지만 여전히 컴퓨터과학의 심층적인 측면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해리스 SAS CTO가 키노트 세션에서 기조연설에 나서고 있다. [사진=SAS]
퀀텀랩을 통해 본격화된 SAS의 양자컴퓨팅 전략에 대해서 그는 양자컴퓨팅은 단순히 기존 컴퓨터보다 빠른 기계가 아니라 알고리즘적으로 효율적인 해법이 없는 문제에서 강점을 보이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대표 사례로는 여행하는 세일즈맨 문제를 들었다. 여러 도시를 한 번씩 방문하고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최단 경로를 찾는 문제다. 도시 수가 늘어날수록 가능한 조합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해리스는 “많은 실제 문제에서 이러한 조합은 수십억 개나 수조 개에 달할 수 있다”며 “양자컴퓨팅은 바로 이 검색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자컴퓨팅의 역할을 “수학적 공간 안에서 특정 수치를 최소화하거나 최대화하는 상위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때문에 최적화 문제에서 양자컴퓨팅이 큰 의미를 가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양자컴퓨팅이 아직 완전히 성숙한 기술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양자컴퓨팅은 여전히 발전하고 성숙해가는 단계”라면서도, 전통적인 컴퓨팅과 양자컴퓨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에서는 이미 실질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가 강점을 가진 탐색 공간 문제를 맡고, 나머지 워크플로는 기존 컴퓨터가 처리하는 방식이다.
합성 데이터에 대해서는 양자컴퓨팅과의 직접적인 접점보다 머신러닝과 데이터 활용 측면의 가치가 더 크다고 봤다. 해리스는 “아직 합성 데이터와 양자컴퓨팅 사이에 큰 접점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합성 데이터 자체는 SAS가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라고 했다.
그는 합성 데이터의 가치를 개인정보 보호에서 찾았다.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데이터로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훌륭하다”고 말했다. 실제 고객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기 어려운 의료, 금융, 은행 같은 산업에서는 이 장점이 특히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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