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영민 제로스토어 대표이사는 지난 4월23일 제로스토어 사무실 회의공간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로스토어]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들며 성장 둔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제로 식품 전문 편의점’을 내세운 제로스토어가 빠른 속도로 점포를 늘리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저도화·건강 트렌드와 맞물려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된 콘셉트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 점포 수 증가율은 2023년 5%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2025년에는 점포 수가 전년 대비 1600개 감소하고, 매출 성장률도 0.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사실상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과 달리 제로스토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월 9개 점포로 출발한 이후 올해 3월 기준 185개까지 늘며 1년 반 만에 규모를 크게 키웠다.
설탕과 당류 부담을 낮춘 음료·간식·식사대용식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무인 편의점으로, ‘제로만 파는 매장’이라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했다. 현재는 번화가나 대학가에서는 오히려 제로스토어를 마주치지 않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확산됐다.
◆부업 아이템서 185호점까지…제로 붐 타고 급성장
편영민 제로스토어 대표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프랜차이즈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며 “대학 선후배 셋과 부업 아이템으로 시작했지만, 시장에 없는 콘셉트를 찾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 요인으로 ‘콘셉트의 극대화’를 꼽았다. 제로 상품을 일부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제로 상품만으로 매장을 구성해 특정 수요층을 명확히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편 대표는 “저 같은 작심삼일 다이어터의 눈이 돌아갈 매장을 만들고자 했다”며 사업 출시와 함께 특허와 상표권 출원, 공정거래위원회 등록 등 법적 기반을 동시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부업 아이템으로 시작했지만, ‘누군가는 따라할 정도로 인기를 끌겠구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제로스토어 출범 이후 한달만에 수많은 유사 콘셉트 매장이 빠르게 등장했지만, 점포 수와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통상 무인업체는 업계 1위부터 5위까지 업체 점포 수가 비슷하지만, 제로 편의점 시장에서만큼은 제로스토어가 185개 점포라는 독보적인 점포 수를 기록하고 있다. 모방업체는 20~30개에서 그친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제로스토어 매대에 부착된 광고 문구 [사진=제로스토어]
◆“솔직함이 경쟁력”…점주·제조사 함께 잡았다
편 대표는 시장 1위를 굳건히 다지고 있는 비결로 ‘솔직함’을 꼽았다. 납품업체들이 제로스토어를 주요 판매 채널로 선택하는 이유 역시 결국 신뢰 구조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첫째는 저희가 그만큼 물량을 가져가기 때문이고, 둘째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운영 방식에서도 차별화를 뒀다. 점주가 상품을 자유롭게 들여올 수 있도록 자율 사입 구조를 도입하고, 본사의 강제 납품을 최소화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점주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상품 구성 역시 철저한 데이터 기반으로 이뤄진다. 카테고리별 상위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분과 맛, 2030 브랜드 인지도, 온라인 가격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입점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6개월~1년간 온라인 할인 지표까지 분석해 오프라인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도 체크한다.
편 대표는 “궁극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만 자연스럽게 매장에 들어오고, 점주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이는 제조사와 유통사에도 전달되면서 협업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단백질 쉐이크, 간편식, 저당 간식 등 식사대용 제품군이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 계절 영향도 뚜렷하다. 여름철에는 냉모밀 같은 상품이 장기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한다.
편 대표는 제로스토어가 건강하고 당 부담 없는 식사대용 제품군에서 두각을 보이며, 장보기 채널로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내다봤다.
그는 “제로 식품 제조사 상당수가 중소기업인데, 주요 소비층인 2030 여성과 만날 오프라인 채널이 많지 않았다”며 “그동안 쿠팡이나 컬리, 자사몰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는데, 제로스토어는 그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제로스토어는 매장 앞과 내부에 “쿠팡·컬리와 마음껏 비교해보라”는 문구를 부착하고 있다.
편 대표는 “온라인이 더 저렴한 상품도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상품을 직접 보고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했다. 실제 주말 오전이면 장을 보듯 방문해 5~10만원가량 구매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제로스토어의 한 가맹점 매대. [사진=제로스토어]
◆새벽배송, 합리적인 가격…제로 편의점의 ‘고유명사’ 될 것
물류 역시 경쟁 요소다. 제로스토어는 업계 최초로 전국 단위 새벽 직배송 시스템을 도입해 냉장·냉동 제품 운영을 강화했다. 비용 부담이 크지만 점주 운영 안정성과 재투자 확대를 위해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재투자 점포 비중은 51%에 달한다.
편 대표는 “지난달 직배송 수수료만 1억원이 넘었다”며 “경영자 입장에서는 그 비용을 마케팅이나 신규 창업 지원에 쓰고 싶은 유혹도 크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그는 “본사가 조금 덜 가져가더라도 기존 점주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고객층은 2030 여성 중심으로 뚜렷하다. 자체 조사 결과 여성 비중이 83%에 달했고, 20대와 30대가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재방문율은 83%로, 가격 경쟁력과 트렌디한 상품 구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체중 관리 목적 방문 응답도 40% 수준에 달했다.
편 대표는 “이제는 ‘제로 식품을 사러 간다’가 아니라 ‘제로스토어에 간다’는 인식을 만들고 싶다”며 “올해 목표는 가격, 상품 소싱, 물류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국 2030 소비자에게 제로 편의점의 고유명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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