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서밋 2026 키노트 무대 전경 [사진=어도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어도비는 이제 끝났다”
'생성형AI'가 등장한 이후 크리에이티브 시장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 중 하나다. 프롬프트 몇 줄로 이미지를 뽑고 영상을 만드는 세상에서 월 수십달러짜리 구독료를 낼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회의론은 거세졌다. 실제 최근 어도비 주가는 무료 AI서비스, 대체재 부상 등으로 크게 하락했다.
그런데 큰 반전이 나타났다.
AI로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된 순간 새로운 문제가 생겨난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어도비서밋 2026 무대에서 데이비드 와드와니 어도비 크리에이티브·생산성 부문 사장은 “AI슬롭(AI가 찍어낸 저품질 콘텐츠)이 범람하고 모든 채널이 획일적 콘텐츠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뽑을 수 있게 되자 콘텐츠는 넘쳐나는데 차별화는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기업 현장에서 일하는 마케터와 디자이너, 영상 전문가들이 체감하는 현실도 다르지 않다. AI가 만들어준 결과물 그대로 캠페인에 올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브랜드 톤이 맞지 않거나 기업에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 '저작권' 리스크, 또 장면과 장면사이 일관성이 어긋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AI는 초안을 잡아주는 도구일뿐 완성은 사람이 한다는 결론에 어렵지 않게 도달했다.
명품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결국 마지막 손길에서 난다. AI로 누구나 초안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된 지금, 거기서 ‘한 끗’을 더 얹는 전문가들 손값은 오히려 올라간다.
어도비는 그 한 끗을 노리고 있다.
이번 서밋에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트와 브랜드 인텔리전스를 묶은 ‘젠스튜디오’ 업데이트를 공개하며 “사람이 이끌고 에이전트가 가속한다”고 정의했다. 크리에이터가 방향을 잡고 최종 판단을 내리면 그 사이 실무는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구조다.
AI가 콘텐츠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고 저작권 리스크를 없애는 것, 그 위에서 사람이 마무리를 하는 것. 어도비가 그리는 크리에이티브 워크플로우 그림이다.
어도비는 '사스포칼립스' 공포속에서도 올 1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의미있는 반전이다. "AI 시대 전문가 툴의 역할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은 적어도 지금은 현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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