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 [사진=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디지털 학습 서비스 '밀크T' 등으로 잘 알려진 '천재교과서'의 지난해 성적표는 '수익성'과 '재무구조' 측면에서 동시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은 늘었지만 원가가 더 빠르게 증가했고 과거 투자로 쌓아온 개발비는 손상과 상각을 거치며 빠르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입 부담까지 더해져 결국 이익은 순손실로 전환됐다.
◆매출 늘어도 매출원가 급증에 이익은 '뚝'
21일 천재교과서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회사 매출액은 3751억원으로 전년(3124억원) 대비 20.1% 증가했다.
외형만 놓고 보면 성장세가 분명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2208억원으로 전년(1243억원) 대비 77.6% 급증했다. 이는 매출 증가 속도를 크게 웃도는 원가 상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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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천재교과서의 매출총이익은 1542억원을 기록해 전년(1880억원)보다 18.0%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86억원으로 26.9% 줄었다. 매출이 늘었음에도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영업 단계에서 이미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영업외 요인이 실적을 결정적으로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지난해 천재교과서의 영업외비용은 114억원으로 전년(58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 중 이자비용이 64억원, 무형자산손상차손이 46억원을 차지한다.
그 결과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8억원 규모까지 줄었고 법인세비용 13억원 가량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 5억9392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107억원대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실적 악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무형자산 중 개발비의 급격한 축소다. 지난해 말 천재교과서의 무형자산은 445억원으로 전년(958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개발비 역시 914억원에서 41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여기에 무형자산상각비 477억원과 무형자산손상차손 46억원이 반영됐다.
회사는 감사보고서에 "AI 디지털 교과서(AIDT) 개발비와 관련해 시장 환경 변화로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한다고 판단했다"고 명시했다.
이는 단순 비용 증가를 넘어 과거 투자 자산 일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손실로 반영됐음을 의미한다. 지난 정부에서 AIDT를 교과서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진행했던 관련 투자가 결정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AIDT 개발비 회수 불투명…재무 구조까지 흔들
재무구조에서도 부담은 뚜렷하다. 지난해 말 기준 천재교과서의 총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1025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510억원, 장기차입금 120억원으로 총 1655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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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중 1년 내 상환해야 할 금액이 1535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이 86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비용 64억원과 함께 차입 부담이 실적을 압박하는 구조다.
실제로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약 74% 수준으로 영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유동성 역시 안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지난해 말 기준 천재교과서의 유동자산은 1892억원이며 유동부채는 2120억원으로 유동비율은 약 89.2%에 그친다. 재고자산을 제외한 당좌비율은 약 70% 수준으로 더 낮다. 이는 단기 채무를 감당하기 위한 자산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해당 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65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이는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과 함께 차입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현금 증가 자체가 재무 안정성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구조다.
자산 구조 변화에서도 방향 전환의 흔적이 나타난다. 무형자산이 줄어든 반면 유형자산은 968억원으로 전년(866억원)보다 증가했고 건설중인 자산도 542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개발비 중심 투자에서 유형자산 중심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개발비 손상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이런 변화는 전략적 전환이라기보다 기존 투자 성과 부진의 결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사업 구조 역시 단일 축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매출의 대부분은 제품 매출(3667억원)에서 발생했다. 전체 매출의 97% 이상이 제품에서 나오고 상품·용역·기타 매출은 비중이 미미하다. 이는 제품 사업의 원가 구조 변화가 곧바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는 점을 방증한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천재교과서는 성장이라는 외형과 악화된 내실이 동시에 나타난 시기"라며 "매출은 늘었지만 원가와 금융비용, 개발비 손상이 이익을 잠식한 데다 현금은 증가했지만 차입 의존도가 높고 단기 상환 부담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투자 자산의 가치가 흔들리는 가운데 재무 구조까지 압박받는 상황에서 천재교과서는 외형 확장 이상의 과제를 떠안게 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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