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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이후 ‘원청 책임’ 확대…CU 물류 차질로 현실화

“편의점 먹거리 왜 멈췄나”…CU 물류 흔든 ‘노란봉투법’ 변수로

지난 4월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센터 입구에서 집회 중 2.5t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중상·경상 각 1명)이 다쳤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편의점 CU 일부 매장에서 삼각김밥과 도시락 등 간편식 상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단순한 물류 차질로 보이지만, 배경에는 ‘노란봉투법’ 이후 달라진 노동·물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CU 물류를 담당하는 일부 배송 기사들이 운송을 거부하면서 점포 납품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신선식품과 즉석조리 상품 중심으로 품절이 발생했고, 점주들은 매출 감소와 고객 이탈을 동시에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파업으로 인해 회사와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매우 큰 상황으로서 대체 물류 체계를 통해 안정적인 상품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점포 운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원만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기존의 물류 분쟁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하청 운송업체와의 갈등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배송 기사들이 원청인 BGF리테일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노란봉투법이 지목된다. 해당 법은 원청 기업도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면서,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과 직접 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물류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 주체와 협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 변화가 유통망 전반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 산업은 물류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하루만 공급이 멈춰도 즉각적인 매출 타격으로 이어진다. 특히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 신선도가 중요한 상품군은 재고 확보가 어려워 점포 운영에 직격탄이 된다.

지난 4월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물류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단계 구조를 기반으로 한 외주 운영이 효율성을 높여왔지만, 책임 소재가 분산되는 구조가 갈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원청의 관리·책임 범위가 확대될 경우 인건비 상승과 운영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물류를 직접 운영하거나 자동화 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등 대응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파업이 아니라 물류 구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라며 “노란봉투법 이후 원청과 하청 간 역할 재정립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 오전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관련해 노란봉투법 적용 문제와 선을 그었다.

이날 노동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전날 화물연대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사상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다만 노동부는 이번 사안이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간 교섭 문제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이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충분히 마련되지 못한 점이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갈등이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소되지 못하고 악화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동부는 앞으로 관계 부처와 협력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도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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