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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변하고 가격 오를까" 브라운포맨-페르노리카 인수전에 '사제락' 참전

[사진=브라운포맨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페르노리카(Pernod Ricard)와 브라운포맨(Brown-Forman)이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글로벌 주류업체 사제락(Sazerac)까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시장은 대규모 유통망 형성에 따른 가격 인하보다는 '가격 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투자 비용 회수와 마진 확보 전략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어서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제락은 최근 잭 다니엘 제조사인 브라운포맨과 접촉했다. 페르노리카와 브라운포맨의 합병 논의가 알려진 직후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보도 당일 브라운포맨의 주가가 14% 급등했다.

브라운포맨은 기업 가치 16조원에 달하는 거대 주류 기업이다. '잭 다니엘', '글렌드로낙' 등 탄탄한 위스키 라인업과 테킬라, 럼, 진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합병을 타진 중인 페르노리카 역시 쟁쟁한 브랜드를 거느린 기업이다. 여기에 가성비와 프리미엄 위스키 두루 갖춘 사제락까지 참전해 합병 이후 주류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제품 가격 향방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주류 커뮤니티 등에서는 잭 다니엘 같은 저가·고품질 위스키의 가격 인상 우려가 나온다. 대규모 합병에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거란 관점에서다.

특히 브라운포맨의 잭 다니엘은 지난 2024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1200만명(750ml) 이상 판매된 캐시카우다. 잭콕 등 칵테일 기주로 사용되는 '스탠더드' 위스키로 자리 잡아 가격을 인상해도 이탈률이 낮을 수 있다. 이에 기업에서는 제품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마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음주 인구 감소와 주류 시장 침체도 가격 인상 압박을 더한다. 지난해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음주율(54%)은 193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의 타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 상황에 글로벌 인상 압력이 더해지면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다. 국내 주세법상 위스키 같은 증류주에는 제품가의 72%가 주세로 붙는다.

여기에 교육세와 부가세를 더하면 소비자는 원가의 160%에 달하는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1500원선을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도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품질의 하향 평준화 우려도 나온다. 관리·유통해야 하는 제품이 많은 만큼 기하급수적인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독창성'보다는 '표준화'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거대 기업 간 합병은 신제품 출시 등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브랜드의 독창성이 훼손될 위험이 크다"며 "공정 표준화와 타깃 고객 변화로 인해 기존 위스키의 맛과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사제락과 브라운포맨이 합칠 경우에는 미국 내 시장 점유율 독점으로 인한 반독점법 저촉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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