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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AI 모델' 무료 공개한 구글…실사구시 필요해진 '독파모'

지난 3월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전국민 AI 경진대회' 개막식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구아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지난 3월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전국민 AI 경진대회' 개막식을 열었다. 총상금 30억원, 목표 참여인원 200만명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진정한 의미의 모두의 AI 축제"라고 했다. 화려한 수식어가 가득했던 행사장 풍경과 달리, 현장을 취재하면서 마음 한편이 불편했다.

'모두의 AI'라는 말이 가지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막연한 의문때문이다.

현재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고성능 AI 툴의 구독료는 월 20달러에서 200달러에 달한다. 전문가급 툴을 복수 구독하면 월 수십만 원이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AI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생산성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MS가 발표한 'AI 프론티어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AI 도입 기업의 투자자본수익률(ROI)이 비도입 기업 대비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도 챗GPT 엔터프라이즈 사용자 분석 결과를 내놨는데 상위 5% 파워유저와 중간값 사용자의 AI 활용량이 6배 차이가 났다. 오픈AI 아태교육 총괄도 이러한 AI 격차는 개인과 국가 간 격차로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도 머지않아 사회가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뚜렷이 나뉠 것이다. 단순히 도구를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성과 소득, 기회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AI 리터러시 교육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격차 해소의 핵심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실질적인 AI 활용 역량을 키우려면 국산 AI보다 외산 AI를 더 많이 써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미 기업과 국민 모두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해외 빅테크 AI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이하 독파모)를 공개한다고 해서 이들이 쓰던 툴을 바꿀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다.

플랫폼 생태계는 한번 자리를 잡으면 바꾸기 어렵다. 정부가 기술 자립을 외치는 사이, 국민의 AI 사용 습관은 해외 빅테크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물론 정부 역점 사업인 '독파모'도 오는 8월 오픈소스로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공개 이후 이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차 평가를 마치고 5개 기업 모델이 허깅페이스에 공개됐지만 공개 직후 다운로드 수는 일부 모델의 경우 수백 건에 그쳤다. 물론 업계에서 "성능이 괜찮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해외 빅테크는 AI 속도전에서 우리의 행보를 훨씬 뛰어넘는다.

구글은 지난 3일 고성능 AI 모델 젬마4를 아파치 2.0 라이선스로 전면 무료 공개했다. 구독료 없이 누구나 내려받아 모바일 기기에서도 구동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오픈소스 공개를 준비하는 사이, 글로벌 빅테크는 우리보다 앞서 '진짜 모두의 AI'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경진 대회 개막식 무대 위 구호는 화려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무대 아래 현실은 냉정한 법이다.

'모두의 AI'가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글로벌 시장과의 격차를 직시하고 속도감과 실효성을 챙기는 사업과 교육을 재설계해야 한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결국 보여주기식 행정이었다"는 억울한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냉철한 고민이 지속돼야한다.

관련하여 업계에서는 "국민이 실제로 쓸 수 있는 AI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행히 업계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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