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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조류독감 ‘겹악재’…호텔업계, 텅 빈 객실이 더 무섭다

정부, 서울 지역 호텔도 지원해 ‘정책 공백’ 채워야

롯데호텔서울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중동발 전쟁 장기화와 조류독감 확산이 겹치며 호텔업계가 복합 악재에 직면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원가 부담보다 ‘여행 수요 위축’이 보다 근본적인 위협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여파로 호텔 객실 냉난방비와 전기요금, 공항 리무진, 세탁물 운송비 등 전반적인 운영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호텔은 투숙객이 줄어도 시설과 서비스를 유지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비용 증가분을 흡수할 여지가 제한적이다.

여기에 조류독감 확산으로 닭고기와 달걀 가격이 급등하면서 호텔 델리와 베이커리 등 식음(F&B) 부문에서도 원가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숙박과 식음을 동시에 운영하는 호텔 사업 특성상 악재가 중첩될 경우 수익성 훼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용 상승보다 ‘여행 심리 위축’을 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호텔·관광업은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이라며 “물류비나 원가 상승도 부담이지만, 더 큰 문제는 여행을 즐기려는 분위기 자체가 꺾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연간 2000만명에 육박하던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위축될 경우, 외국인 비중이 높은 특급 호텔일수록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반면 조류독감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식재료 가격 상승은 호텔이 감내해야 할 추가 부담이지만, 항공료 상승이나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비하면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역시 비슷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 호텔은 프리미엄 식재료와 파인다이닝 중심의 메뉴를 운영하고 있어 원가 상승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식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메뉴 가격을 조정하는 논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결국 호텔업계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객실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해 품질을 낮출 경우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관광 프로모션과 이벤트 등을 통해 여행 수요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교수는 “정부가 지방 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서울 역시 주요 관광 거점으로서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기적 정책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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