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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세에 '중동 리스크', 복합 위기 불안심리 차단에 총력 다해야

송유관 뒤에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지도 이미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송유관 뒤에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지도 이미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후폭풍이 국내 금융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 넣었다.

고공 행진하던 코스피는 지난 3일 452.22포인트(7.24%) 내린 5791.91에 마감돼 5800선까지 내주었다. 삼성전자는 9.88% 하락하면서 20만원대가 무너졌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6.4원 오른 1466.1원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5800선 아래로 밀린 것은 단기간에 급상승한 여파도 있겠지만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감 영향이 클 것이다. 환율 상승 폭은 미국의 관세 충격이 있던 지난해 4월 7일 33.7원 뛴 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미국의 이란 공격과 관련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세계 원유 수송의 20% 가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 관문이 봉쇄되면 병목 현상으로 인해 국제 유가는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LNG)는 20.4%가 중동산이어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조선과 LNG 운반선 운항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물류 항로 차단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 지연과 물류 운임 상승으로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란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 가운데 해협 안에 있는 한국 선박 40척은 해협 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게 되면 대략 2주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

그런 데다 전쟁으로 인한 불안 심리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생기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뛰게 된다.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과 석유화학, 항공, 해운 업종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등 기업과 국민 실생활에 타격을 가하게 된다.

에너지 충격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리 인하도 신중하게 돼 경제 운용에 악재로 작용한다. 통화 당국이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우리나라가 복합 위기 국면으로 치닫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에너지 안보를 위해 중동에 편중돼 있는 에너지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중동 수출 비중은 2.9%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분기 기준 건설해외 수주 비중은 60.4%나 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 업계의 타격도 예상돼 걱정이다.

외부 충격에 따른 고유가 대책으로 전략 비축유 방출이나 유류세 인하 등 에너지 수요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기업들도 수출 물류 차질이 생길 경우에 대비, 외국 바이어들에게 불가피하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통보해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 안정이라고 본다.

주가 하락과 환율 및 물가 상승 등의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면 소비 심리 위축과 기업의 투자 보류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제 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어서다. 중동 리스크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정밀 분석하면서 필요할 경우 '컨틴전시 플랜'도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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