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앨라배마주 모바일에 위치한 오스탈USA 조선소 전경. [사진=오스탈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한화그룹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힘입어 미 핵추진잠수함 공급망 진입까지 겨냥할 수 있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호주 정부는 지난 12일 한화가 오스탈 지분을 기존 9.9%에서 19.9%까지 확대하는 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경영 참여 형태로 오스탈 1대주주에 올라선다. 1년여간 이어진 오스탈 인수 작업이 결실을 맺었다.
한화의 오스탈 지분 확대는 미국 조선·방산 시장 내부로 진입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앞서 한화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더해 미 해군 공급망에 포함된 오스탈을 연결했다. 미 군함 사업뿐 아니라 핵잠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시장에서는 한화가 오스탈을 선택한 핵심 이유로 '오스탈USA'를 꼽는다. 2024년 회계연도 기준 오스탈 미국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18.2% 증가한 13억8810만달러를 기록했다. 오스탈USA는 미 해군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LCS)과 미 해안경비대 원정고속수송선(EPF)을 건조했으며 중소형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오스탈USA는 미 해군 잠수함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내 제조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신규 계약을 확보했다. 오스탈 USA는 제너럴다이내믹스일렉트릭보트(GD-EB)와 4억500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잠수함 모듈 전용 생산시설(MMF-3)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 해군과는 1억5200만달러 규모 계약을 맺고 앨라배마주 모바일에 위치한 오스탈 조선소 인근 인프라와 부대 시설 투자에 나섰다.
SK증권 한승한 연구원은 "만약 한화그룹이 지분 확대를 멈추지 않고 호주 정부가 승인한다면 한화그룹이 노리는 건 오스탈USA"라며 "오스탈USA는 미 해군 함정 중 소형급 수상함 사업 티어(Tier)1이며 원자력잠수함 사업 티어2이기 때문에 한화그룹 미 함정 사업 진출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해군 원자력 잠수함 주계약자인 제너럴다이내믹스는 오스탈USA를 티어(Tier)-2 핵심 공급자로 본격 편입했다"며 "오스탈USA는 2024년 가을부터 잠수함 모듈 제작시설인 MMF-3 착공에 들어가 2026년 말 완전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부연했다.
원자력잠수함(핵추진잠수함)은 미 해군 함정 예산 중 최상위 우선순위다. 잠수함 모듈 제작 공급망에 진입한다는 건 장기적으로 수주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잠수함은 미 해군 함정 구매 계획 예산 중 약 46%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서 부상하는 핵추진잠수함 협력 논의와도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견제와 동맹국 조선 역량 활용 필요성 등을 고려해 변화를 맞이한 상황이다. 한화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한화가 미 관련 사업 참여 기회도 노릴 수 있다.
오스탈USA는 미 해군 군함을 자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하도록 규정한 미 국방수권법(NDAA)을 충족한다. 호주는 미국 주요 우방국이자 파이브아이즈, 안보동맹 오커스(AUKUS) 일원이다. 한화는 오스탈USA가 미국 조선사 위치를 유지하면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조선소에 이어 오스탈까지 인수한 한화는 동맹국 조선사 위치를 선점하는 한편 미 방산 시장으로 진출을 본격 확대한다.
한승한 연구원은 "HD현대 또한 헌팅턴잉걸스(HII)와 조인트벤처(JV) 형태로 미국 법인 조선소를 설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존에 한국 조선 기업이 진입할 수 없던 시장이라고 여겨졌던 미 해군 원자력잠수함 사업에서 모듈 제작(Tier-2) 플레이어로서 원자로 및 무기체계 등을 제외한 비핵·비전투 구조 모듈 생산 참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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