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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결산/통신] 통신보안 균열에 서비스 신뢰 ‘흔들’…AIDC로 ‘새희망’

지난해 12월3일 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위기는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정권 교체 직후 내란 특검 정국이 이어지면서 2025년의 캘린더는 유례없이 촘촘했다. 정치·사회적 격랑 속에서도 산업 현장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관세 전면전, 대형 보안 사고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한국 산업 지형은 이전과 전혀 다른 판으로 재배치되는 한 해를 보냈다. 계엄 사태 이후 정책 기조 전환 속에 디지털데일리는 각 분야 결산을 바탕으로 2025년 한국 산업의 흐름을 종합 정리한다. <편집자 주>

KT 주요 경영진들이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네트워크부문장 서창석 부사장, 김영섭 대표, 커스터머부문장 이현석 부사장
KT 주요 경영진들이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네트워크부문장 서창석 부사장, 김영섭 대표, 커스터머부문장 이현석 부사장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2025년 통신업계는 연초부터 연말까지 통신3사를 중심으로 발생한 해킹 및 유출사고로 몸살을 앓았다. SK텔레콤과 KT는 유출 피해가 확인되면서 질타를 받았다. LG유플러스 경우 지난 6일 작업 중 실수로 이용자 통화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통신3사가 나란히 보안사고에 휘말리면서 가입자들의 신뢰 기반이 흔들렸다.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인공지능(AI)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올해 글로벌 AI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덕분이다. 매출에서도 성과를 보이면서 AI 사업을 향후 비통신 새 먹거리 사업으로 굳히는 분위기다.

연말에는 주파수 재할당 논의가 본격화됐다. 조 단위 주파수 할당 대가를 정하는 단계로 통신사 입장에서는 향후 몇년간 영업이익 전망을 좌우하는 순간이다. 정부는 내년 만료되는 3G·LTE 주파수 재할당 방안을 내놓으면서 5G ‘단독모드(SA)’ 전환과 인빌딩 투자를 조건으로 재할당 대가 최대 15% 인하를 제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사이에서는 2.6GHz 대역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여 업계 주목을 받았다.

◆통신사 연쇄 보안사고, 실적 직격탄…기초 신뢰 ‘흔들’

지난 4월 SK텔레콤 유심칩 데이터 유출 사고로 업계가 들썩였다. 공격자가 SK텔레콤의 핵심 서버에 침입해 가입자 2300여명 식별번호(IMSI)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등 인증정보를 탈취했다. 소비자와 밀접한 통신 서비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출 사고였던 탓에 파장이 더 컸다.

정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가동했으며 조사 결과 암호화 미비 등 SK텔레콤 관리 부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는 약 1350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단일 사업자 대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이었다. 정치권에서는 SK텔레콤에게 해지 위약금 면제를 요구했다.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SK텔레콤도 진화에 나섰다. 공식사과와 더불어 지난 7월 보상안 ‘고객 감사 패키지’를 제시했다. 정치권 바람대로 해지 위약금을 면제했다. 8월 한달 요금 50% 감면과 50기가바이트(GB) 추가 데이터 제공 등 약 5000억원 규모 보상안도 포함됐다. 동시에 사이버 보안 투자를 향후 5년간 7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파장은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와 3분기 모두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가입자가 이탈하면서 통신 사업 매출이 하락하고 보상안 추진 과정에서 비용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SK텔레콤 연결 매출은 4조33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37.1% 감소했다. 3분기에는 연결매출 3조9781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2.2%, 90.9% 감소한 수치다.

지난 5월 2일 열린 SK텔레콤 유출사태 수습 데일리브리핑 현장에서 유영상 당시 SK텔레콤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유출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지난 5월 2일 열린 SK텔레콤 유출사태 수습 데일리브리핑 현장에서 유영상 당시 SK텔레콤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유출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9월에는 KT가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 해킹 사태로 질타를 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 중간조사 결과 KT 관리망 밖에 존재하는 불법 펨토셀 20대를 식별했다. 해커들은 이 불법 펨토셀을 통해 가입자 2만2227명 IMSI·IMEI·전화번호를 탈취했다. 이 가운데 368명이 약 2억원대 금전 피해를 입었다.

펨토셀이 중앙 망에 접속하기 위해 필요한 인증서를 10년 넘게 재사용하고 장비 종단 간 암호화를 해제한 채 평문으로 인증정보를 주고받는 등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국 조사 이전에 서버를 교체해 사건 은폐 의혹도 이어졌다.

KT에서는 SK텔레콤과 달리 전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는 진행하지 않았다. 불법 펨토셀을 통해 정보 유출이 확인된 2만2227명을 대상으로만 위약금 면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심칩 무료 교체는 전 가입자 대상으로 현재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에서는 지난 2일 AI 서비스 ‘익시오(ixi-O)’ 운영 개선 과정에서 이용자 36명의 통화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킹과는 무관하며 작업 과정에서 캐시 설정 오류인해 타 101명 사용자에게 이들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지난 6일 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화이트해커 매거진 ‘프랙’ 등을 통해 KT와 LG유플러스 서버 해킹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다. 관련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당시 해당 자료를 토대로 양사에 해킹 의심 사실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침해 사실 없다”고 회신한 뒤 신고하지 않았다.

10월 국정감사 과정에서 두 회사의 해킹 사고 은폐 의혹도 불거졌다. KT는 KISA의 해킹 신고 권고 이후 서버를 폐기했다. LG유플러스는 서버를 재설치하는 행보로 의심을 샀다. LG유플러스 경우 명확한 사실 조사를 위해 10월 국정감사 기간 중 KISA 해킹 정황을 신고했다.

KT나 LG유플러스의 경우 해킹 및 유출 의혹에 따른 파장이 2~3분기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KT 경우 SK텔레콤 때만큼 심각한 가입자 이탈이 없었고 부동산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낸 덕분이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퇴직금 지급 등으로 1회성 비용 지출이 있었지만 이를 제하면 통신 사업에서 양호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KT의 올 3분기 연결 매출은 7조12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382억원으로 같은 기간 16% 늘었다. LG유플러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108억원, 1617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5.5%증가하고 34.3% 감소했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 감소는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지급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
[ⓒSK텔레콤]

◆AIDC, 효자 사업 될까…AI 수요 폭증에 관련 사업도 성장

통신사 해킹 문제로 신뢰 문제를 겪었지만 AI 사업은 비교적 순조롭다. 특히 글로벌 AI 수요 폭증으로 AIDC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인수한 판교 데이터센터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임차지원 사업 수주로 AIDC 사업에서만 올해 3분기 전년 동기보다 53.8% 증가한 약 15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내 GPU 인프라 전 과정을 지원하는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을 통한 매출이 확대됐다.

지난 9월에는 SK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SK AIDC 울산’ 착공을 시작했다. 이곳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입점할 예정이다. 또 서울 지역 AIDC 추가 건설로 기업들의 AI 인프라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매출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서울 구로구 지역에 추가 AIDC 건설을 추진 중이며 현재 설계를 착수한 단계다.

KT도 AIDC 확장에 돌입했다. 지난 6월 경북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준공했으며 11월에는 가산 AIDC를 개소했다. 지난해 개관한 고양시 백성 AIDC와 기존 청주 AIDC에 입주한 기업의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클라우드 서비스 계열사 KT클라우드 올해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0.3% 증가한 2490억원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4월 경기 파주시에 초거대 AIDC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매입한 부지에 서버 10만대 이상 수용 가능한 하이퍼스케일 AIDC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기존에 구축된 평촌2센터 신규 고객사 입주로 가동률이 상승하고 타사 데이터센터 위탁 운영 사업 성과 덕분에 올 3분기 AIDC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10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 공개설명회’ 현장
지난 1일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 공개설명회’ 현장

◆주파수 재할당, SA 전환 조건과 SKT·LGU+의 다른 셈법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일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 공개설명회’는 통신업계 새로운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5G 단독모드(SA)’ 의무 전환을 조건으로 내년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3G·LTE 370메가헤르츠(㎒) 폭 전체를 기존 사업자에게 재할당하기로 했다. 여기에 LTE 주파수 재할당 대가는 직전 경매 기준가격 대비 15% 인하 해주기로 했으며 인빌딩(실내) 투자 때는 추가 할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국내 5G는 지금까지 대부분 LTE 코어망을 함께 쓰는 ‘비단독모드(NSA)’ 기반이다. 정부는 LTE망 가치 하락과 5G SA 확산 필요성을 감안해 기존 경매가를 대가 산정 기준으로 유지하되 5G SA 전환·실내 기지국 확대 등 조건 이행 정도에 따라 재할당 대가를 최대 15%까지 깎아주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저 주파수 재할당 대가 기준은 2조9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SA 전환은 통신사 입장에서 투자 비용 증가로 직결되는 문제다. 비용이 증가하면 영업이익 등 실질적인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신사들도 정부의 주파수 재할당 안을 두고 각자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통신사들은 대체로 SA 전환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국 통신 규제 특성상 요금제를 기업 마음대로 인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SA 전환에 따른 실질적인 수익모델(DM)도 불명확해 투자 대비 이익도 보장할 수 없다.

정부는 주파수 대역 이용기간 단축도 허용하기로 했다. 그간 주파수 이용 기간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통상 5년 단위로 설정 됐다. 이번 재할당에서는 오는 2030년 6G 전환을 대비해 광대역 확보 차원에서 1.8기가헤르츠(㎓) 대역과 2.6㎓ 대역 주파수 대역 이용기간은 3년으로 설정했다. 3G 용도로 활용 중인 2.1㎓ 대역에 대해선 3G 종료시 사업자가 LTE 세대 이용할 것인지 선택지를 열어뒀다.

재할당 정책 발표 과정에서 벌어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신경전도 관심을 끌었다. 2.6㎓ 대역 재할당을 둘러싼 SKT와 LGU+의 시각차다. 같은 2.6㎓ 대역에서 SK텔레콤은 D블록 40㎒폭과 E블록 20㎒폭 총 60㎒폭을 사용중이다. LG유플러스 경우 40㎒폭을 사용 중이다.

SK텔레콤은 같은 대역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을 문제 삼았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주파수 경매에서 2.6㎓대역 40㎒폭을 9500억원에 낙찰받아 사용 중이지만

LGU+는 2013년 경매에서 같은 대역 40㎒을 4788억원에 낙찰받아 8년 이용 이후 2021년 재할당을 통해 27.5% 할인을 받게 되면서 대가 차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SK텔레콤은 ‘동일 주파수 동일 대가’ 원칙을 언급하며 이번 재할당에서 유사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 계산은 다르다. 같은 주파수라고 하더라도 기업 상황과 시장 상황에 따라 가치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이 보유한 2.6㎓ 대역 60㎒ 폭 주파수는 단일 장비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단일 장비를 통해 주파수를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주파수 효율이 높다는 의미한다. 이에 따라 경제적 가치도 달리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파법상 동일 대역이라 하더라도 용도·폭·보유 시점이 다르면 동일 용도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LG유플러스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달라는 SK텔레콤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대가 인하를 적용하는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기조다.

오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은 지난 1일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 공개설명회’에서 “2.6㎓ 대역이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재할당을 받지 않으면 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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