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WoS·HBM 패키징이 AI GPU 공급 발목
고다층 기판·OSAT도 동시 압박

반도체 제작용 웨이퍼 [사진=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AI 서버발 메모리 품귀의 이면에는 '공급망의 병목'이 촘촘히 깔려 있다. 웨이퍼·EUV 장비·파운드리·패키징·기판·물류까지 어느 한 구간만 막혀도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AI GPU가 시장에 제때 풀리지 못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증설 타이밍을 놓고 저울질하는 사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이미 '어디가 먼저 끊길 것인가'를 두고 조용한 신경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 300mm 웨이퍼, 5개사가 80% 이상…"원판부터 넉넉하지 않다"
D램과 로직 칩의 출발점은 300mm(12인치) 실리콘 웨이퍼다. 문제는 이 원재료부터 공급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300mm 웨이퍼 시장은 신에츠화학(Shin-Etsu Chemical), 스미코(SUMCO), 글로벌웨이퍼스(GlobalWafers), 실트로닉(Siltronic), SK실트론 등 5개사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형적인 과점 구조다.
글로벌웨이퍼스 등 주요 업체들은 2021~2022년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 증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신규 생산설비가 본격 가동되는 시점은 2024~2026년으로 분산돼 있다. 웨이퍼 팹 자체의 건설·설비 설치에 수년이 걸리고 품질 인증을 거쳐 고객사로 공급되기까지 추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AI 서버 확산으로 12인치 웨이퍼 수요가 메모리와 로직에서 동시에 늘고 있다는 점이다. 5나노·3나노 로직 공정과 1b·1c급 D램·HBM 생산 모두 300mm 웨이퍼를 사용한다. D램·로직 어느 한쪽이 증설을 서두르면 웨이퍼 조달 경쟁이 붙는 구조다.
국내 한 소재업계 관계자는 "300mm 웨이퍼는 단가 인상 여지가 크지 않은 반면 설비투자는 대규모가 필요해 업체들이 극단적인 증설에 나서기 어렵다"며 "AI 서버 수요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팹이 아니라 웨이퍼에서 먼저 숨이 차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 EUV 유일 생산 기업 ASML…리드타임 1년 이상
웨이퍼가 '원판'이라면 첨단 공정의 병목은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다. 현재 EUV 시스템은 네덜란드 ASML 한 회사가 전 세계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연간 공급 가능한 EUV 장비 대수는 '수십대 수준'에 불과하고, 주문에서 실제 설치까지 통상 12~18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UV 장비는 7나노 이하 로직 공정과 1a·1b·1c급 D램, 차세대 HBM 공정에 필수적이다. 삼성전자·TSMC·인텔 모두 2나노·1.4나노 로드맵을 앞당기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질적인 증설 속도는 ASML이 연간 얼마의 EUV를 찍어내 줄 수 있느냐에 좌우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EUV 노광장비. [사진=ASML]
이 때문에 메모리 업체들도 '신규 팹+EUV 추가 발주' 방식보다는 기존 라인에 들어 있는 EUV 장비를 어떻게 재배치할지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EUV 한 대를 써도 일반 모바일 D램보다 HBM·고부가 DDR5에 우선 배치할 경우 수익성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 CoWoS·HBM 패키징, AI GPU의 '진짜 병목'
AI GPU 공급에서 가장 큰 병목으로 지목되는 구간은 첨단 패키징이다. HBM은 D램 다이를 8~16단 이상 수직 적층하는 구조라 TSV(실리콘 관통전극) 가공, 마이크로 범프, 2.5D/3D 적층, 번인 테스트 등에서 기존 D램 패키지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설비가 필요하다.
특히 TSMC의 CoWoS(실리콘 인터포저 기반 2.5D 패키징) 라인은 엔비디아 H100·H200, 구글 TPU 등 주요 AI 가속기의 공통된 병목으로 지목돼왔다. TSMC는 2023~2024년 CoWoS 생산능력을 몇 배 수준으로 늘렸지만 여전히 AI 수요를 100% 소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평택·용인, 이천·청주·미국 패키징 거점 등을 중심으로 HBM·DDR5 전용 라인을 확대하면서 얼마나 많은 첨단 패키징·테스트 역량을 그룹 안에 내재화할지를 핵심 전략 과제로 올려놓고 있다. 단순 메모리 칩 판매를 넘어 로직+HBM을 한 번에 묶어 공급할 수 있는 패키징 경쟁력이 곧 AI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메모리 품귀는 D램 한 종류가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웨이퍼에서 EUV·파운드리·HBM 패키징·기판·OSAT까지 병목이 직렬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며 "어느 한 구간만 뚫어도 숨통이 트이지만 결국 누가 이 병목 구간들을 가장 먼저 가장 넓게 뚫느냐가 AI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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