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축사를 대독 중인 최성희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가 막을 내린 가운데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차관이 모두 불참하면서 게임산업 진흥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신 최성희 콘텐츠정책국장이 참석해 축사와 시상을 맡았다. 이어 13일 '지스타 2025' 개막식에는 최재환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이 문체부 대표로 자리를 지켰다. 최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일정으로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차관급 인사조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스타는 국내 게임산업의 최대 축제이자 비즈니스의 장이다. 올해는 BTC(기업·소비자 간 거래)와 BTB(기업 간 거래)를 합쳐 총 3269개 부스가 마련됐다. 사흘간 약 20만2000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BTB관을 방문한 유료 바이어는 219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3일 '지스타 2025' 내빈 현장 투어. 가장 왼쪽이 최재환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 과장.
이번 행사의 경우 지난해보다 부스가 90개 줄며 흥행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였던 만큼, 주무부처 고위 관계자의 참석으로 행사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현장에 참석한 최재환 과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사진이 포착되며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해외 게임 전시회와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지난 9월 일본 지바현에서 개최된 '도쿄게임쇼 2025'에는 김영수 문체부 제1차관이 현장에 직접 방문해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 부스를 둘러보며 지원 의지를 다졌다. 해외 행사에는 차관을 보내면서 정작 국내 최대 행사에는 과장급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더욱이 문체부의 이러한 행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와도 어긋난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게임산업을 두고 국내 콘텐츠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하며 산업 지원을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주무부처가 국내 최대 행사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이며 정책 메시지의 일관력과 실행력에 의문을 남겼다.

15일 '지스타 2025'에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웹젠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게임기자단]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행사장을 찾아 주요 부스를 둘러보며 산업 지원 의지를 밝힌 점은 정부 홀대론을 일부 누그러뜨렸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주무부처인 문체부의 아쉬운 행보에 대한 지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지스타는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지만 주무부처의 존재감 실종, 메시지 불일치, 정치권의 무지까지 겹치며 불편한 장면도 남겼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지난 14일 행사장 방문 중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전 프로게이머 마재윤을 세계적인 선수로 언급해 비판을 받았고, 이후 "본의 아니게 실수했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게임산업 지원을 강조하는 만큼 현장에서 이를 보여줄 신호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작 주무부처 장·차관도 참석하지 않아 이번에도 말뿐인 약속에 그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게임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면 최소한 현장에서 이를 보여줄 시스템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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