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FA 메세베를린. 북측 메인 건물에 IFA 2025 공식 스폰서인 TCL의 홍보물이 외벽을 장식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오성홍기가 뒤덮은 IFA'.
4일(현지시간) 개막을 하루 앞둔 IFA 2025의 전시장 메세베를린을 둘러본 뒤 느낀 감정이다. 메세베를린은 대규모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실내 전시 공간만 약 19만 제곱미터(5만7000평) 수준이다. 이마저도 야외 부지는 제한 크기다.
이처럼 '광활한' 전시장을 다니는 내내 눈에 포착되는 건 곳곳에 나부끼는 중국 기업들의 홍보물과, 행사 준비에 여념없는 중국 기업 관계자들의 행렬이었다.
메세 베를린 캠퍼스 남쪽의 관문 역할을 하는 시티큐브 베를린 건물은 삼성전자가 독점하고 있지만, 남쪽 메인 입구는 온통 중국 기업이다. 가전 제조사 하이얼은 '16년 연속 글로벌 주요 가전 브랜드 1위'임을, 마이디어는 '스마트홈 가전 세계 1위'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IFA 2025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 남쪽 메인 건물.
LG전자 전시장이 위치한 북쪽으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곳곳에서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사인 드리미, 로보락도 맞닥뜨릴 수 있었다. 반면 LG전자는 별도로 건물을 홍보 문구로 래핑하지 않아 눈에 두드러지지 않았다.
북쪽 입구에 닿자, IFA를 상징하는 조형물 뒤로 메인 건물이 자리한다. 이 건물 외벽은 중국 TCL이 점령했다. 이번 IFA 2025의 메인 스폰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TCL의 홍보 이미지를 자세히 뜯어보니 냉장고, 대형 TV, 세탁기가 삽입돼 있었다.
본래 TCL은 TV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기업이다. 그러나 이번 IFA에서 강력한 마케팅을 통해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 종합 가전사로의 각인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메세 베를린. 건물 외벽에 중국 가전사 마이디어의 광고 문구가 래핑돼 있다.
아울러 중국 제조사의 마케팅은 비단 전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전날 찾은 독일 대표 가전양판점 미디어마크트와 자툰을 찾았을 때도 매장의 '명당' 자리는 모두 중국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중국 제조사들이 국제 규모 행사가 열리는 도시에서 마케팅 공세를 펼치는 건, 과거 국내 기업들의 행적과 유사하다.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유럽 유수의 가전 기업들의 상대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도 IFA 행사장은 물론 시내 곳곳에서 팝업행사를 여는 등 제품과 기업을 적극 알렸다.

메세 베를린.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사 드리미의 광고 문구가 눈에 띈다.
현재 삼성과 LG가 IFA 전시장 및 베를린 시내에서 홍보를 이전만큼 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국내 가전 양사가 '프리미엄' 급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제조사들은 라이징 기업으로서, 강력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투자를 서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행사장과 시내, 가전양판점 곳곳 목 좋은 자리에 보인다는 건 그만큼 투자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거다. 그런데 투자를 한다는 건 곧 그만큼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앞으로의 청사진이 뚜렷하다는 방증"이라며, "국내 기업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착은 했지만, 중국 물량공세에 대한 전략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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