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배터리 2025'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46시리즈 모형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46시리즈에 대한 중장기 수주를 확보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유럽·미국 시장에 대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투자 방향성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일 메르세데스-벤츠와 총 107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공시했다. 북미향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75GWh 규모, 유럽향 메르세데스-벤츠 AG에 32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2건의 계약이다. 북미 계약은 2029년 7월30일부터 2037년 12월 31일까지, 유럽에서는 2028년 8월 1일부터 2035년 12월 31일까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해 10월 메르세데스-벤츠와 북미 등에서 2028년 1월부터 10년간 50.5GWh 규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에게만 총 150GWh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수주를 확보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급 제품에 대한 내용을 밝히진 않았으나, 지난해 10월과 이달 3일 체결된 총 3건 계약한 배터리가 46시리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6시리즈는 지름 46mm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 대비 팩 공간 효율성과 에너지밀도 등을 개선한 제품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에 연산 8GWh 수준의 46시리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최종 연산 36GWh 규모 생산능력 확보를 추진 중이다.
배터리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계약에 따라 46시리즈의 중장기 성장성을 높인 것으로 봤다. 46시리즈는 당초 테슬라의 계획에 따라 개발된 제품으로 올해 본격적인 양산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46시리즈 대표 적용 차량인 '사이버트럭(Cybertruck)'의 판매 부진, 지연되는 공급 요청 연기에 따라 올해 생산이 불투명해진 상황이었다. 그러다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면서 장기적인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에 대한 신규 투자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46시리즈 주력 생산 기지로 건설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 공장이 내년 상반기 가동을 앞둔 가운데, 고객사의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현재 애리조나 공장의 초기 가동 규모는 대략 연산 20기가와트시(GWh)로 추정되고 있다. 향후 증설까지 완료되면 총 36기가와트시(GWh)로 확대된다. 가동이 시작되면 테슬라에 대한 공급, 리비안에 대한 5년간 67GWh 규모 공급이 시작된다. 2028년부터는 메르세데스-벤츠 등으로부터의 유럽·미국 시장향 공급이 개시돼야 한다. 다수의 프로젝트가 집중되는 시기가 있는 만큼 생산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전기차 고객사들이 차량을 생산하는 현지에서 배터리를 공급받고 싶어하는 점도 투자 가능성을 기대케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은 OBBBA로 권외 생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유럽은 EU 배터리 규정을 통해 탄소발자국 인증 등을 제약으로 걸어둔 만큼 현지 법인 대응이 필수적이란 의미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브로츠와프 법인의 일부 라인을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46시리즈의 추가 투자 결정을 이르게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메르세데스-벤츠로의 공급 시기가 다소 늦어 시간적 여유가 있는 덕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요가 정체된 시장 상황에서 신·증설을 거론하기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고, LG에너지솔루션 내부에서도 각 투자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라며 "만약 추가적으로 46시리즈에 대한 수주가 가시화된다면 일부 라인 전환이나 유휴 부지 활용 등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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