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SK텔레콤의 정보기술(IT) 및 정보보호 부문 투자 내역이 공개됐다. 최근 유심(USIM) 해킹사고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에 대한 투자가 소홀했을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관련한 수치들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번 사고가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선 정보보호 공시 제도의 실효성이 지적된다. 실제 악성코드에 감염된 시점인 2022년 정보보호 투자 금액은 큰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에 따른 회사 차원의 대응이나 정부 차원의 조치가 이뤄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보보호 공시 포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SK텔레콤과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합산 정보기술(IT) 부문 투자액이 2조1199억원으로, 전년(2조436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는 통신3사 중 가장 큰 규모다. 같은기간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도 933억원으로, 직전해보다 7.61% 늘었다.
SK텔레콤 단독으로도 IT와 정보보호 투자액은 모두 늘었다. SK텔레콤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600억2627만원에서 8.67% 늘어난 652억3147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보보호 부문 전담인력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3사 중 가장 많았다. 양사 합산 정보보호 부문 전담인력은 총 337.2명으로, KT(290.2명)와 LG유플러스(292.2명) 보다 많았다.
당연 IT 부문 인력 대비 정보보호 부문 전담인력 비중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6.16%로 가장 컸다. 같은기간 KT와 LG유플러스의 정보보호 부문 전담인력 비중은 4.7%, 6.0%였다.
이처럼 지난 한해만 놓고 보면 지표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간의 정보보호 투자 동향을 보면 이번 사고와 무관하다 보긴 어렵다고 업계에선 말한다.
먼저, 전체 IT 전담 부문 인력 대비 정보보호 부문 전담인력은 줄곧 감소해왔다. SK텔레콤 기준 정보보호 부문 전담인력의 비중은 2021년 7.8%에서 2024년 6.9%로 약 10%포인트(P) 빠졌다.
전체 IT 부문 투자액에서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동통신3사 중 가장 적었다. 이는 매해 지적됐던 부분으로, 지난해도 다르진 않았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의 경우 직전해와 동일한 4.25% 수준이었는데,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와 KT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 비중은 각각 7.4%, 6.3%에 이르렀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 악성코드 감염이 이뤄진 해였던 2022년의 경우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이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SK텔레콤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2021년 792억원에서 2022년 787억원으로 줄었다. 같은기간 SK텔레콤 단독 투자액도 558억에서 55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처럼 정보보호 공시에서 드러나는 미흡한 부분들에도 불구 기업들의 대응은 소극적이라는 지적들이 이어진다. 정보보호책임자(CISO)만 해도 임원으로 지정했다는 SK텔레콤의 정보보호공시과 달리,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는 등기 임원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등기•미등기 임원과 별개로 '기술전문임원'은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되지 않는다는 입장인 가운데, CISO가 이사회에 참여하여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구조인지는 불명확하다.
이에 학계에선 정보보호공시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보보호공시제도를 보완·강화해 정보보호에 대한 기업의 책임감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능화되고 조직화된 사이버 공격자의 능력에 대응하는 대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보안 투자와 전문인력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라며 “이 제도(정보보호 공시제도)가 부분적으로 해결은 가능하나, 자발적인 제도가 잘 작동하려면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의 법제도 개선이 요구된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정보보호투자액 등 보안상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한 향후 보완 계획을 민관합동조사단(이하 조사단)의 조사가 끝나는 시점 발표할 전망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건과 관련해 SK텔레콤의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조사를 위한 조사단을 구성했다.
SK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의 보안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차단하고, 보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독립형 전문 기구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출범해 본격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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