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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도 데이터 품질이 좌우"…아비바가 말하는 산업 디지털 전환 핵심

하프리트 굴라티 수석 부사장 "AI 도입 전 40%는 데이터 정제…디지털 트윈으로 현장 리스크 최소화"

하프리트 굴라티 아비바 수석 부사장 겸 PI 시스템 사업부 책임자가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아비바코리아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하프리트 굴라티 아비바 수석 부사장 겸 PI 시스템 사업부 책임자가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아비바코리아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과거에는 경험으로 판단했지만, 이제는 데이터가 모든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26년 넘게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아비바(AVEVA)에 몸담아 온 하프리트 굴라티 아비바 수석 부사장 겸 PI 시스템 사업부 책임자는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산업 현장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화학 엔지니어 출신인 굴라티 부사장은 현재 미주,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아비바 PI(Plant Information) 시스템과 글로벌 해양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아비바의 PI 시스템은 전 세계 제조, 에너지, 해양, 석유·가스, 수처리 시설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기업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핵심 플랫폼이다. 굴라티 부사장은 "설비 운영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 안전성, 환경 영향까지 데이터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AI 기반 예측 분석 기술은 아비바가 최근 집중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다. 설비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는 예지보전, 공정 최적화, 에너지 사용량 예측 등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AI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먼저 해결할 과제가 바로 '데이터 준비'다.

굴라티 부사장은 "현장의 엔지니어들은 데이터를 준비하고 찾고 정제하는 데 전체 업무 시간의 40% 이상을 쏟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품질이 낮거나 불완전한 경우가 많다"며 "AI 모델의 성능은 결국 데이터 품질에 달려 있다. 깨끗하고 일관된 데이터가 AI의 정확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아비바는 데이터 수집 단계부터 표준화, 품질 검증, 오류 보정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AI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학습하게 하고, 현장에 적용할 때 실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굴라티 부사장은 "산업용 AI는 데이터 기반 토대가 튼튼해야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데이터 품질 확보 노력은 디지털 트윈 기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비바의 디지털 트윈은 공장, 설비, 선박 등 실제 운영 상태를 가상 공간에 복제해 다양한 시뮬레이션과 예측 분석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굴라티 부사장은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을 업데이트함으로써 운영자의 판단을 지원하고,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며 "이는 안전성 향상과 생산성 극대화를 동시에 실현하게 한다"고 전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10여 년 전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MESEnter의 생산회계 소프트웨어 인수를 주도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굴라티 부사장은 "당시 한국 기업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빠른 적응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를 지속 중이며, 디지털 전환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에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아비바는 현재 한국 외에도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다양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제 아시아 기업들도 본격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에 올라섰다"며 "아비바는 현지 기업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산업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전환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업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편하는 긴 여정"이라며 "아비바는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비바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 중립(Net Zero)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굴라티 부사장은 "고객들을 양질의 정보와 연결해 창의성을 발휘하고, 인사이트를 통해 책임 있는 자원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우리 미션"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아비바가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은 '핸드프린트(Hand Print)'다. 일반적으로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만, 아비바는 고객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핸드프린트'를 확대하는 데 집중한다.

굴라티 부사장은 "실제로 고객들과의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성 향상 사례는 수백여개 케이스 스터디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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