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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배 빠르고 자동화까지”…데이터그릿이 바꾸는 오픈소스 DB 공식

이중엔진으로 복잡한 DB 운영 단순화

(왼쪽부터) 데이터그릿 김민찬 비즈니스 서포트 매니저, 송지용 CTO, 남경욱 CPO, 조오욱 CEO [ⓒ 데이터그릿]
(왼쪽부터) 데이터그릿 김민찬 비즈니스 서포트 매니저, 송지용 CTO, 남경욱 CPO, 조오욱 CEO [ⓒ 데이터그릿]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기업들이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DB) 환경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트랜잭션 처리(OLTP)에는 오픈소스 DBMS를 쓰면서, 분석(OLAP)엔 상용 솔루션을 따로 도입하는 식이다. 이중 구조는 성능 확보엔 효과적이지만 시스템 관리 복잡도와 비용 문제를 함께 키운다.

데이터그릿은 이처럼 ‘오픈소스 OLTP+상용 분석 RDBMS’가 혼재된 영역에 주목한 스타트업이다. 인포뱅크가 운영하는 ‘99℃ 배치프로그램’을 통해 2024 프리팁스(시드트랙)에 최종 선정된 기업으로, 오픈소스 유연성과 비용 효율성, 상용 솔루션 성능을 양립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인포뱅크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조오욱 데이터그릿 대표는 “이제는 오픈소스 DB 기술도 상용 솔루션에 뒤지지 않는다”며 “다만 분석 성능과 운영 자동화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어, 이 지점을 해결하고자 창업했다”고 밝혔다.

◆ 듀얼엔진 기반 ‘GritDB’, 분석 성능 향상과 자동화 동시에

데이터그릿이 개발 중인 제품은 ▲성능 자동화 도구 ‘그릿킷(GritKit)’ ▲고속 분석 엔진 ‘그릿서퍼(GritSurfer)’ ▲자율운영 DBMS ‘그릿DB(GritDB)’다. 이중 핵심은 단연 그릿DB다.

그릿DB는 운영과 분석을 나눠 처리하는 ‘이중 엔진(듀얼 엔진)’ 구조를 갖췄다. 포스트그레SQL 기반 운영 엔진과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별도 분석 엔진이 병렬로 작동한다. 각 엔진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면서도 하나의 시스템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데이터그릿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 최근 DB 트렌드로 떠오른 HATP(혼합 트랜잭션·분석 처리)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송지용 최고기술책임자(CTO)는 “OLTP와 OLAP 워크로드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병렬 구조와 공유 로그 기반 데이터 일관성 구조를 구현했다”며 “내부적으로는 복잡하지만, 사용자에게는 포스트그레SQL처럼 익숙하게 느껴지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그레SQL 생태계와의 호환도 데이터그릿이 내세우는 경쟁력이다. 조 대표는 “기존 쿼리나 데이터를 전혀 바꾸지 않고도 분석 성능을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며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없이 붙일 수 있는 분석 DB는 그릿DB가 유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릿킷’은 오픈소스 DB 위에 가볍게 올릴 수 있는 플러그인 형태의 성능 자동화 도구다. 실행 계획과 쿼리 패턴을 학습해 인덱스를 자동 생성·삭제하고, 구성 파라미터도 AI 기반으로 조정한다.

남경욱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클라우드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물리적인 DB 서버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한 명의 DBA가 관리해야 할 DB 수는 크게 증가했다”며 “그릿킷은 DBA들 반복적이고 부담스러운 업무를 줄이고자 AI를 활용해 최적화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데이터그릿의 자율운영 DBMS 구조 [ⓒ 데이터그릿]
데이터그릿의 자율운영 DBMS 구조 [ⓒ 데이터그릿]

◆ SaaS 업체 겨냥 글로벌 확장…“실리콘밸리서 협업 기회 모색”

데이터그릿은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등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제공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오픈소스 RDBMS를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면서도, 늘어나는 분석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조 대표는 “국내 주요 CRM SaaS 업체 한 곳은 외산 상용 HTAP RDBMS 높은 라이선스 비용 부담으로 2026년 초 GritDB 개념검증(PoC)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연간 라이선스 지출 구조를 크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 세계 600만명이 사용하는 오픈소스 ERP 시스템의 내장 오픈소스 RDBMS를 그릿DB로 전환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조 대표는 “오픈소스 ERP 시장 전반의 기능·성능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민찬 매니저는 “데이터그릿은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원팀’ 문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명한 소통, 실행 중심의 빠른 피드백, 배려를 바탕으로 한 협업 환경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프리팁스를 마무리하고, 본 팁스에 선정돼 안정적인 연구개발(R&D) 및 시장 진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데이터그릿은 글로벌 창업사관학교 미국팀으로 선정돼 올해 6월·7월·11월 세 차례 실리콘밸리를 방문, 주요 투자사·바이어와 현지 미팅을 통해 협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그릿킷은 오는 7월 말, 그릿DB는 올해 11월 말에 각각 최소기능제품(MVP)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경 없는 RDBMS’라는 비전 아래 미국·APAC 등 핵심 지역에 현지 파트너십과 PoC를 추진하며 글로벌 고객층을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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