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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터뷰] 최현순 코윈테크 대표 "로보틱스 역량 강화…OHMS·MRS 신사업 확대"

"신규 아이템 수주 확대 중…車·디스플레이 등 신규 영역 진출 목표"

충남 아산산업단지 내 코윈테크 본사에서 만난 최현순 대표이사가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하는 모습
충남 아산산업단지 내 코윈테크 본사에서 만난 최현순 대표이사가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하는 모습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이미 세계적인 생산공장의 트렌드는 자율주행로봇(AMR) 기반으로 향하고 있다. 국제적인 전시회를 가보면 대부분의 핵심 제품이 AMR이다. 코윈테크 역시 AMR을 배터리 공장 등 자동화율 향상을 위해 투입하고 있으며, 이 효과를 극대화할 아이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메라 센싱 기반 V-SLAM AMR, OHMS, MRS 등 신규 아이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충남 아산 코윈테크 본사에서 만난 최현순 코윈테크 대표는 배터리 시장 내 자동화 설비 입지 확대, 물류·자동화 분야에서의 글로벌 기업 도약 등을 위해 이같은 비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주력인 배터리 제조 등의 물류 설비뿐 아니라 유통 등 다양한 시장과 영역으로의 진출을 가시화하겠다는 목표다.

코윈테크는 1998년 이재환 공동대표(회장)가 설립한 스마트팩토리 자동화시스템 설비 기업이다. 제조 라인 내 물류와 무인 설비, 시스템 등을 공급한다. 주력 매출 분야는 배터리 자동화 설비로, 주요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현순 대표는 삼성전자, 구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동화 설계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이래, 2000년 글로벌 물류 자동화 시스템 분야 1위 기업인 일본의 다이후쿠에서 엔지니어링 본부를 거쳐 글로벌 부문 한국사업담당을 역임한 자동화 분야 글로벌 전문가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각자대표로 선임되면서 회사 내 사업 전반을 이끌게 됐다.

◆ 'AMR 양산 플랫폼' 구축으로 원가·신제품 혁신…V-SLAM AMR 확대

최 대표는 최근 침체기에 들어선 배터리 시장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안으로 ▲원가 절감 전면 검토 ▲주력 분야 기반 장비 유연성 확대를 제시했다. 기존의 설비 제조 과정을 재점검해 전반적인 원가를 낮추는 한편, 자동화 설비 역량을 바탕으로 신규 장비로의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최 대표는 "최근 배터리 업계는 기존 전기차 제조 라인 중 일부를 ESS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다. 이 가운데 장비를 유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도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을 추진하는 중"이라며 "특히 모바일 로봇을 강화해 공장 설계나 사용처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반적인 로봇에 여러 기능을 부가하는 쪽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윈테크 충남 아산 공장 전경
코윈테크 충남 아산 공장 전경

이를 위해 배터리 공장 내 활용도가 높아진 AMR을 양산 플랫폼화한다. AMR을 물건을 싣는 이재부와 이동하는 주행부로 나눠 별도로 대량 양산 가능한 체제를 갖추고, 이를 합치는 식으로 제조해 원가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최 대표는 "AMR이 이동하는 역할을 하는 주행부는 고정돼 있어 중량, 속도 외 바뀌는 게 없다. 반면 물건을 싣거나 장착하는 일을 맡은 이재부는 목적·용처에 따라 형상 자체가 바뀌기에 설계가 어렵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코윈테크는 이재부를 비롯해 로봇 기구부터 로봇의 핸들링을 제어하는 프로그래밍과 자율주행에 대한 로직(SLAM) 설계까지 모두 자체 설계∙제작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재부를 개발하고 주행부와 합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확대, 원가 절감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AMR 양산 플랫폼 구축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V-SLAM 방식 AMR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낮춘 제조 원가를 기반으로 고가 제품인 V-SLAM 양산을 확대,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V-SLAM은 카메라 영상을 기반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센싱 방식으로, GPS 등 외부 위치 추정 장치 없이 빠르게 센싱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최 대표는 "커다란 롤(Roll) 형태 제품을 다른 설비에 장착하는 롤투롤 공정의 경우 그 위치를 정밀하게 들어가야 한다. 플랫폼화한 양산 과정으로 AMR을 생산한다면 고가의 V-SLAM AMR의 단가도 낮춰 생산하는 등 차별화 요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OHMS·MRS 신사업 확대…배터리 라인 적용 가능성 'UP'

코윈테크는 AMR 역량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AMR과 결합한 MRS(Mobile Robot Storage)와 고공 물류 자동화 솔루션 OHMS(Overhead Hoist Mobile Shuttle)를 통해서다.

최 대표는 "AMR뿐 아니라 셔틀랙 기반 모바일 로봇과 AMR을 결합한 자동화 솔루션 MRS, 그리고 클린공정부터 일반 제조업 전반에 적용이 가능한 고공 물류 자동화 솔루션 ‘OHMS’를 개발하고 있다"며 "고객사의 공장 운영 니즈를 반영해 커스터마이징 개발 중이다. 이를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MODEX 전시회에 출품해 글로벌 영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OHMS는 반도체 공정에 흔히 도입되는 OHT 타입을 변형한 형태의 설비다. 천장에 부착된 OHT는 공정이 끝나거나 필요한 반도체 웨이퍼를 통에 담아 해당 공정으로 이송시켜주는 장비로, 반도체 칩 생산성을 높이고 공장 내 공간 효율화를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 코윈테크는 이를 배터리 산업과 다양한 일반 제조업 공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 또 하나의 주요 매출처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그는 "기존 OHT는 하나의 방향(앞뒤)으로만 이동이 가능한데, 코윈테크는 이를 모바일 로봇으로 개발해 전후좌우 4방향 이동이 가능 하도록 개발 중"이라며 "아울러 적절한 공정에 부품이 이송되도록 하는 바이패스(by pass)를 할 수 있도록 해 더욱 유연한 이송 체제로 리드타임 단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OHMS를 운용할 소프트웨어가 오류 없이 작동되고, 물건을 짚고 내려놓는 등 정밀도가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 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고객사 시연회를 거쳐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MRS의 경우 보다 상용화 가시성이 높다. AMR을 토대로 셔틀랙 기반의 반입·반출, 공정 장비 사이 제어를 담당하는 모바일 로봇을 합친 덕에 상대적으로 코윈테크가 보유한 특허·설계 기술 적용이 용이한 덕이다. 현재 코윈테크가 개발한 MRS는 AMR과 함께 북미 등 배터리 라인 등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아산산업단지 내 코윈테크 본사에서 만난 최현순 대표이사
충남 아산산업단지 내 코윈테크 본사에서 만난 최현순 대표이사

◆"탑머티리얼 시너지·공정 장비 개발도 지속…코윈테크 DNA 심을 것"

코윈테크는 시장 다양화를 위해 추진해 온 배터리 소재·공정 장비 사업화도 지속 추진한다. 이를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등으로 영역을 우선 넓힌다.

최 대표는 "배터리 제조사들이 다양한 차세대 전지 개발과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차세대 전지 라인의 수주를 확보하는 전략들을 펼칠 것"이라며 "현재 가진 경험을 기반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나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 AMR을 활용, 효용성을 늘려주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비사업부에서는 전극 코터, 슬리터, 롤투롤, 노칭 등 다양한 개발에도 참여 해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며 "ESS에 특화된 바나듐이온배터리 조립이나 활성화 공정 등도 테스트 단계고, 양산 규모로 수주해 테스트를 하고 있다. 스펙트럼이 넓은 장비 사업 형태로 가져가도록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자회사로 편입한 탑머티리얼에 대해서는 보다 시너지를 확대하는 형태로 접근한다. 탑머티리얼이 수주한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업에 코윈테크 비중을 높이고 지원하는 방식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최 대표는 "텁머티리얼은 배터리 셀 공장 하나를 지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회사고, 코윈테크는 이를 백업할 수 있는 자동화 역량을 갖췄다"며 "시스템 엔지니어링 수주 과정에서 투입될 장비를 국산화해 소프트웨어 및 부품 공급 등 후속 관리 측면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탑머티리얼의 양극재·전극 사업에 대해서는 "투자한 전극 생산 시설도 본격적으로 소재 생산을 시작했다. 양극재 사업 역시 나름대로의 역량을 다변화하는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사업 확대를 위한 산업 다양화도 추진한다. 배터리 뿐 아니라 석유화학, 자동차, 차량 부품,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팩토리화 저변이 넓어지는 영역의 접근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효과적인 우수 인력 수급을 위해 연구개발(R&D)센터를 경기도에 확장 이전할 계획도 세웠다.

최 대표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기업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한 만큼 자동차 및 부품 시장으로 수주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장비로도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현순 대표는 "물류 자동화는 특정 분야에 집중해 공략하는 전략이 의미가 없다. 보유한 역량 내에서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봐야 한다"며 "코윈테크만의 성장 전략을 안착시켜 중장기적으로는 자동화 설계부터 장비, 로봇, 공정 장비를 아우르는 종합 장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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