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제4이동통신 사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세종텔레콤의 주가에 대한 두 번째 기사입니다.
기자는 제4이동통신 심사가 이뤄지기 전 '제4이동통신 호재?…수상한 세종텔레콤 주가'라는 기사를 써서 세종텔레콤 주주들로부터 욕을 한바가지 얻어먹었습니다.
심사가 끝났으니 다시 한 번, 세종텔레콤 주가, 아니 제4이통에 대한 현주소를 사심 없이 냉정하게 되짚어보겠습니다.
기자는 증권 전문기자가 아닙니다. 다만, 이동통신 산업과 신규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대한 정부의 의중 세종텔레콤에 대한 주가를 보면 제4이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혹시 또 다시 제4이통 사업이 재추진된다면 투자자(특히 개미) 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기자는 4이통과 관련해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습니다.)
기자는 솔직히 이번 제4이통 허가심사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세종텔레콤의 주가 폭등이었습니다. 이번 심사와 관련한 4이통 이슈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됐습니다. 당시 세종텔레콤 주가는 300원 남짓. 1년만에 최고 36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심사결과 발표 이후 2월 1일 종가는 1365원. 2일 오전에도 계속해서 빠지고 있습니다. 만약 심사 이전에 세종텔레콤 주식을 매입한 개미들은 정말 낭패를 보았을 것입니다.
세종텔레콤은 세종모바일이라는 법인명으로 제4이통에 도전했고, 총 61.99점이라는 점수로 탈락했습니다. 권텀모바일 65.95점, K모바일 59.64점의 중간입니다.
점수가 가장 낮지도 않았는데 왜 세종텔레콤만 탈락을 기정사실화 했느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자를 포함해,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일반적 정보만 놓고 판단해도 답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심사에 참여한 3개 법인 중 정보는 상장사인 세종텔레콤이 가장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컨소시엄의 선정여부는 사실 심사가 진행돼야 알 수 있습니다.
세종텔레콤은 경쟁자 중 유일하게 통신서비스 역무를 제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더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제4이통 시험은 객관식 정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주관식으로 출제자의 의도에 맞추는 시험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출제자(정부)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바로 “(가급적 TDD방식의)전국망 사업자를 선정해 이동통신 3사와 경쟁을 시켜 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입니다. 여기에 모든 해답이 들어있습니다.
세종텔레콤은 경쟁 컨소시엄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어찌됐든 1조원에 육박한 금액을 써낸 다른 컨소시엄과 달리 약 4000억원 가량의 자본금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2.5GHz 주파수에 LTE-TDD가 아닌 2.6GHz 주파수에 FDD-LTE를 선택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전국망을 구축하지 않겠다는 사업계획이었습니다.
전국망 사업자를 선정하려는 수도권에만 망을 구축하고 통신3사 망을 로밍해 서비스를 하겠다? 정부 입장에서는 차라리 알뜰폰을 더 키우는게 낫습니다. 결국, 통신 역무 제공 경험이 풍부한 세종텔레콤은 '기간통신역무의 안정적 제공에 필요한 능력(40점)' 평가에서 3개 법인 중 가장 낮은 61.50점의 점수를 받아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국망을 고려하지 않으니 당연히 자본금, 투자 및 고용창출 등 신규 이통사 선정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2.6GHz에 LTE-FDD의 선택입니다. 당연히 기존 이통사 망을 로밍을 하려 했으니 같은 기술방식으로 하는 것이 유리했겠죠. 하지만 정부의 제4이통 추진에는 전 세계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LTE-TDD 시장진출에 대한 의미도 담겨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자본금이 적고, 사업추진 방식과 주파수가 다르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출제자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답안지를 제출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세종텔레콤이 현실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는 평가를 내린 업계인사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정부의 요구사항에는 맞지 않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 심사가 임박해서 시장에는 여러 소문이 돌았습니다. ‘BH에서 가급적이면 사업자를 선정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등이 대표적 소문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주도한 첫 심사. 과거와는 달리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담겼습니다. 당연시 시장의 기대치는 높아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세종텔레콤만의 자본력으로 심사위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세종텔레콤 입장에서는 선정 가능성이 높은 컨소시엄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했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세종'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에 도전했습니다.
2일 오전 세종텔레콤은 다시 제4이통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피력했습니다. 세종텔레콤은 “이번 사업권 허가 심사에서 지적된 문제들을 보완하고 재정비하여 사업권 획득에 재도전할 것”이라며 “신규사업자에게 할당 예정이었던 주파수 정책은 현행 정책을 토대로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미래부는 올해 상반기 중 제4이통에 대한 정책방향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다시 제4이통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정책을 유지할 경우 현재 폭락한 세종텔레콤 주가는 다시 반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종텔레콤 단독으로 사업권을 따내기에는 전국 이동통신 사업자라는 옷은 너무 커보입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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