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축소 추세에…무·배·당·토 “굿바이, 전원출근”

이안나 2022.05.20 16:29:08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내놓은 새로운 근무 형태가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2년간 기업들은 정부 방침에 따르거나 혹은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확대해왔다. 이달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여전히 사무실 출근 횟수를 줄이거나 재택근무를 늘리는 등 ‘일하는 문화’ 변화에 나선 것.

8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근무제도 혁신은 무신사·네이버·배달의민족·당근마켓 등 정보기술(IT)·플랫폼 기업에서 두드러진다. 제조업이나 금융, 서비스업 등 다른 업종 대비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어 엔데믹을 계기로 근무체계 변화, 파격적 임직원 복지 등을 도입한다.

새로운 근무제를 빠르게 적용한 곳 중 하나는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다. 무신사는 지난 2일부터 ‘주 3일 출근’을 골자로 한 새 인사제도를 전격 시행했다. 기존엔 정부 방침에 따라 탄력적으로 재택근무를 적용했다면, 이달부턴 무신사 전 임직원이 1주일에 3일만 사무실로 출근하면 된다.

무신사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4시간만 근무하는 ‘얼리 프라이데이’도 신설했다. 오전 8시~11시 사이 직원들이 알아서 출근 시간을 선택하는 자율 출근제도 확대했다. 자율 출근제는 사무실 출근이든 재택근무든 모두 동일 적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만큼 임직원 근무 효율을 위해 선제적 인사시스템을 도입했다는 평이다.

국내 최대 IT 기업 네이버도 이달 초 새로운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를 7월 도입한다고 전했다. 전면 재택 혹은 주3일 출근 중 직원들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최근 제2사옥을 열면서 임직원을 위한 근무환경을 강조했던 네이버가 하반기부터 최대 주5일 재택근무도 가능하도록 변화에 나선 셈이다. 카카오는 엔데믹 상황 속 우선 6월까지 전면 재택근무를 유지한다. 7월부터 새 근무 형태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아직 형태를 확정 짓진 못했다.

무신사·네이버·카카오보다 앞서 근무제도 혁신을 선보인 기업도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월부터 사실상 ‘주 4일제’ 근무와 동일한 주 32시간 근무제를 발표해 시행 중이다. 당근마켓은 직원들이 재택근무 혹은 사무실 출근을 정할 수 있고, 업무시작 시간을 오전 7시부터 11시 사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핀테크 앱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주 40시간 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인터넷은행 계열사 ‘토스뱅크’는 지난 10월 출범부터 출근 여부를 직원에게 맡기는 자율 출근제를 도입했다. 이밖에도 SK텔레콤과 야놀자, 티몬 등은 ‘거점 오피스’ 개념으로 임직원들이 사무실 외에 다른 공간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원격근무제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 대표 IT 및 플랫폼 기업들이 이처럼 근무 방식을 뜯어고칠 수 있는 배경엔 자율적·수평적 조직문화가 기저에 깔려 있다. 제조업 기반 소위 ‘전통적 대기업’과는 달리 ‘스타트업’ 형태 빠른 의사결정을 토대로 업무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문가들은 네이버(커머스), 카카오(메신저 및 모빌리티), 당근마켓(중고거래), 무신사(패션) 등 분야별 버티컬 플랫폼 대표 기업이 인사제도 개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인재 확보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목적이다.

IT 기업 특성상 실력있는 개발자 채용이 필수적인데, 자율성과 창의력을 보장할 수 있는 기업문화와 근무제를 갖추고 있어야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무신사, 당근마켓 같은 IT 기술 플랫폼 기업들은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임직원 복지 향상, 근무제도 개선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라며 “일하는 방식 변화 실험이 다른 기업 뉴노멀로 참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