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IT]③ 플랫폼 규제 숨통 틀까...업계 “소통 절실”

이안나 2022.03.10 14:08:48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디지털 플랫폼 경제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윤석열 당선인 경제 정책 기조는 ‘역동적 혁신성장’이다. 민간이 경제성장 주체가 돼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정부는 세제·금융 등 지원과 인재 육성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온라인플랫폼 규제 관련 법안(이하 온플법)들은 실상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통업계 성장을 가로막던 ‘유통산업발전법’ 개선 기대도 높아지면서 온오프라인 커머스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산업계 우려도 공존한다. 네이버·카카오와 쿠팡·배달의민족 등 굵직한 플랫폼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윤 당선인은 플랫폼 독과점 방지 및 중소상공인들과 상생을 위해 공공 택시호출 앱,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 등을 약속했다. 민간 자율기구 설립을 유도하면서 정부가 어느 선까지 개입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 尹, ‘자율규제 원칙’ 강조…필요시 최소 규제=10일 국민의 힘 등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플랫폼 분야 특유 역동성과 혁신이 저해되지 않도록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하면 최소 규제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간발 차로 낙선한 이재명 후보가 플랫폼 독과점 등으로 폐해가 발생했을 때 정부의 적극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큰 차이다.

윤 당선자가 기업 역동성에 무게를 싣는 만큼 현 정부가 추진하던 온플법은 원점에서 재검토 된다.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대상으로 각종 규제를 담은 온플법은 추진 과정에서 부처간 규제 관할권 문제와 기업·소상공인 간 첨예한 대립으로 국회에서 공회전하고 있었다.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당시 온플법 논란이 컸던 이유로 플랫폼에 대한 규제 필요성 여부 및 적절한 규제 수단에 대해 충분한 연구와 논의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규제강화가 꼭 능사는 아니다”라며 “자율규제 및 규제 입법 등을 포함해 어떤 수단이 가장 유효할지 이해관계자들과 전문가 의견을 모아 원점에서 신속하게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 책임성을 강화해 이용자 보호 등 문제를 자체 해결할 수 있는 자율규제 기구 설립을 유도하는 관점도 줄곧 강조했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윤 당선인은 ▲규제 영향을 분석하는 전담 기구 설치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 ▲근로시간 유연성 확대 ▲총수(동일인) 친족범위 축소 등 기업들이 숨통을 틀 만한 규제 완화 정책을 강조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커머스 시장 경쟁 치열해질까=새 정부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등 커머스 분야 규제 완화에도 전향적 태도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 대표적 규제는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 24시간 영업금지 등이다. 이에 쿠팡·네이버·카카오 등은 공휴일·주말에도 운영되는 반면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던 대형 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은 의무휴업일에 영업을 하지 못하고 ‘새벽배송’ 활성화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노총 소속 이마트 노조는 “시대에 맞지 않은 유통 규제법이 유통산업 노동자 일자리를 감소시킨다”고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유통업계 화두를 던졌다. 그는 “기업 활동을 제약한 80여개 규제를 즉시 폐지하고 최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 폐지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온라인 장보기 활성화로 이커머스(e커머스) 기업들이 급성장한 가운데 기존 유통업체 규제가 완화되면 이들 온라인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 디지털 강국 G3 노리는 플랫폼 업계 “활발한 소통 원해”=윤 당선자는 규제 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긴장되는 대목도 보인다. 민간 자율기구 또는 민관 공동기구 형태로 추진하면서도 실효성 담보를 위해 목표설정‧거버넌스 등 제도적 기반마련 과정에 정부가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당선인은 공공배달앱 확산보단 플랫폼 업체들이 합리적 수수료 체계를 갖추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공공배달앱에 회의적 입장을 보인 윤 당선인은 공공 택시호출 앱을 만들겠다고 발언했고,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 업체들이 적용하고 있는 간편결제 수수료를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산업계선 정부가 ‘플레이어’로 뛰어들어 만드는 공공호출 앱 확산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간편결제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공약에 대해선 이미 영세 소상공인 중심으로 수수료를 낮췄을 뿐 아니라, 간편결제 수수료엔 단순 전자지급결제대행(PG)과 가맹점 관리·부정거래 방지 등 부가적인 서비스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는 주장이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배달료 인상은 소비자·소상공인 부담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선 일방적인 정책 시행보다 산업계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디지털경제화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스타트업 지원·정책 등은 사실 두 후보가 방식 차이가 있을 뿐 방향은 비슷했다”며 “인수위원회에서 정책과제를 어떻게 뽑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회장은 “7개 디지털 경제 단체가 뜻을 모은 디지털경제연합이 새정부에 요청하는 핵심 키워드는 ‘청년 일자리’, ‘국가비전’, ‘글로벌 경쟁력’”이라고 제시했다. 광범위한 규제로 혁신의 싹을틔우기 어려운 환경을 개선해 더 많은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다. 그는 “새 정부에선 디지털 경제시대 우리나라가 세계 디지털 강국 G3로 가기 위해 글로벌 시각에서 국가비전을 수립하고 산업계와 소통해 정부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