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5G로봇이 방역, AI로 영상판독 척척…용인세브란스병원의 ‘디지털 혁신’

용인=백지영 2022.01.23 14:10:21

-국내 최초 5G 통신망 기반 디지털 혁신병원 '주목'
-SKT와 5G 네트워크·RTLS 결합한 방역 로봇 시스템 구축
-루닛·뷰노 등 국내 의료AI 기업과 손잡고 의료진·환자 편의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 병원 1층 로비에는 5G 기반의 방역 로봇이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손소독, 마스크 미착용자를 찾아내고,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거리두기를 안내한다. 야간엔 자율동선에 따라 UV살균을 진행한다. 5층의 통합반응상황실에선 의료 빅데이터 관제시스템으로 응급상황 시 환자 대응을 위한 통합 모니터링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위치추적시템을 운영 중이다. 또, 의료진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영상판독 보조시스템을 활용하고,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 기록지 작성 등을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20년 3월 개원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초 5G 통신망 기반의 디지털 혁신병원으로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혁신적인 환자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 20일 방문한 용인세브란스병원엔 ‘디지털 혁신’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1층 로비에 돌아다니는 5G 방역 로봇 ‘비누(BINU)’다. 

병원은 지난해 4월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5G 네트워크와 실시간 위치 추적시스템(RTLS)을 활용한 5G 방역로봇 솔루션을 구축한 바 있다.

‘비누’는 손소독과 체온 측정은 물론이고, AI로 사람의 얼굴을 식별해 내원객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별한다. 또, 내원객 밀집도 분석을 통해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모여있을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음성으로 안내한다. 자외선(UV) 방역 기능을 갖춰 여러 공간을 돌아다니며 소독 방역을 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비누’ 이외에도 혈액과 검체, 약제 등을 운반하는 이송로봇과 수술실용 이송로봇, 의료소모품 이송로봇, 벨보이로봇, 간호키트 로봇 등을 도입했거나 도입 계획 중에 있다.

병원 5층으로 올라가면 병원 ICT 역량을 집대성한 ‘통합반응상황실’이 있다. 통합의료 빅데이터 관제 시스템 IRS를 통해 응급상황시 환자 대응을 위한 통합모니터링을 비롯해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을 위한 실시간 자산‧환자‧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위치추적시스템 등이 대형 화면에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자 경로 추적시스템인 ‘네오RTLS’는 병원 최초로 특허를 획득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속한 환자정보전송과 응급환자 대응을 위한 병동 환자감시장치, 수술실 초음파 등 의료장비도 무선화했다. 5G 통신 덕분이다. 환자의 몸에 주렁주렁 줄을 다는 대신 무선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기록된다.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덜어준 것도 돋보인다. 이를 위해 병원은 개원 전부터 다양한 국내 의료 솔루션 검토, 도입했고, 이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내재화했다. 이룰 통해 환자 안전과 편의를 위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영상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의료AI솔루션기업 루닛의 AI 영상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주요 폐 질환, 유방암 진단 등에 활용하고 있다. 

루닛의 인사이트 CXR은 흉부 엑스레이를 단 몇 초 만에 분석해 질환이 의심되는 부위와 정도를 색상으로 표기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폐 결절이나 폐 경화, 기흉을 비롯한 주요 폐 비정상 소견을 탐색하며 정확도는 97~99%에 달한다. 

특히 유방암 AI 진단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는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은경 연구부원장(영상의학과 교수) 주도하에 루닛과 공동 개발한 기술이다.

유방 촬영기를 통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암의 의심 부위를 표시해주며, 조기 침윤성 유방암처럼 유방 촬영기만으로 발견이 어려운 질환도 수십만 건의 사례를 학습한 AI 덕분에 환자의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다. 

개원 이후 현재까지 AI가 판독한 영상 데이터만 14만2300건 이상으로 전반적으로 약 92%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김은경 부원장은 “AI가 의사의 비서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환자 입장에선 영상판독 속도가 빨라져 마음 졸이며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의무기록에 소요되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도 AI가 덜어주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또 다른 국내 의료 AI 스타트업 ‘뷰노’와 협력해 영상·병리판독이나 입원·처치기록지 작성 등 진료와 관련된 다양한 문서 작업에 AI 기반 자동음성인식(ASR) 솔루션을 도입했다.

병원이 도입한 뷰노의 ‘뷰노메드 딥 ASR’은 국영문을 혼용하고 약어를 자주 사용하는 우리나라 진료 환경을 고려해 국내 의료 데이터 수만 건을 학습한 솔루션이다. 때문에 의료진들이 국영문 의료용어를 함께 말해도 오류 없이 문서화가 가능하고, 작성된 문서는 음성으로 실시간 수정이 가능하다.

이들 솔루션 모두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전자의무기록(EMR)과 같은 전자의료시스템에 탑재돼 있어 기록을 별도로 시스템에 전송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박진영 용인세브란스병원 기획관리실장(디지털의료산업센터장)은 “자동음성인식으로 의무기록에 드는 시간이 절반 이상 줄면서 의료진의 진료 외 업무 부담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AI 기술은 의료진의 편의와 환자의 혁신적인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AI 영상판독이나 음성인식과 같은 의료보조서비스는 아직까지 건강보험 수가에 등재돼 있지 않아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새로 등장한 의료기술에 대한 해석과 수가 추가 여부를 놓고 여전히 이견이 있어서다.

병원 관계자는 “이같은 AI 솔루션이 의료 현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선 새로운 의료기술로 인정해 보험 수가로 등재돼야 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병원은 지난해 8월엔 반복‧정형화된 업무의 수행을 자동화하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도 구축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진의 행정 업무 부담을 덜고 근무시간 내 환자 치료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