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는 우리의 일"... 정부, 디지털 격차 해소 '적극' 나선다

강소현 2022.01.13 15:20:04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어릴 때 저의 기차표를 끊어주셨던 아버지가 이젠 표를 예매하지 못하십니다. 이는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일어난 일이고, 앞으로 저희한테 일어날 일입니다. 디지털포용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디지털포용법 제정 공청회를 열고 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총 6장 35개 조문으로 이뤄진 디지털포용법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전 국민의 디지털 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디지털역량센터를 구축해 교육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강병원 의원은 이날 발표자로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격차 해소는 더 이상 미뤄둘 수 있는 과제가 됐다”며 “저소득층·장애인·고령층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충분히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디지털 포용법의 취지“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디지털배움터를 열고 시내버스·지하철에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정책적인 노력에도 불구, 일반 국민 대비 정보취약계층으로 정의되는 장애인·고령층·저소득층·농어인의 역량 수준은 낮았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정보취약계층 실태조사에 따르면 컴퓨터·모바일 기기의 기본 이용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역량’ 수준은 60.3%였다. 이는 일반 국민의 수준을 100이라 했을 때 취약계층의 수준을 의미한다. 컴퓨터·모바일 기기·인터넷의의 양적·질적 활용 정도를 측정하는 ‘활용’ 지표에서도 정보취약계층의 수준은 74.8%에 그쳤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차관은 “많은 분들이 QR체크인·인터넷예배·모바일금융 등 일상 속의 필수 활동과 비대면 경제활동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포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포용법은 기존 정보격차해소에 관한 법률인 지능정보화기본법과 비교해 ‘적극성’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지능정보화기본법이 정보취약계층의 대상을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디바이스·웹 접근성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디지털포용법은 여기서 나아가 참여·활용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해결하기 위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정필운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지능정보사회에서 헌법 제11조에 근거한 국가의 평등권 실현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에 비해 현행 지능정보사회기본법은 디지털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 추진과 전문인력 양성, 키오스크 접근성 보장 정책 등의 법적 근거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필운 교수는 ”디지털포용법은 이런 헌법의 추상성을 보완하고 지능정보사회의 평등권 보장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들도 다양하게 제시됐다. 우보환 대한노인회 본부장은 “(디지털포용법에) 노인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법률에 좀 더 구체적으로 담겼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시설을 이용하려면 QR코드를 찍고 들어가야 하는데 고령층의 경우 아직까지 2G·3G 휴대전화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스마트폰을 보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능정보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23조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병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누구를 유상으로 하고 누구를 무상으로 할 것인지, 또 지능정보제품의 범위는 어디까지로 둘 것인지를 정확히 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포용법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디지털포용위원회’를 신설하고 3년마다 디지털포용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해 나갈 방침이다.

강도현 국장은 “사회 모든 구성원이 소외와 차별없이 지능정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지향점을 ‘디지털 포용’이라 한다”며 “당연히 가야 할 길이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