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 인사이트] 결코 쉽지않은 ‘메타버스 금융’…그러나 ‘독도버스’가 제시한 해법

박기록 2021.12.25 10:00:45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논설실장] 인터넷에 ‘독도버스’를 검색하면 독도홍보재단에서 운영하는 독도를 홍보하는 다양한 버스(Bus) 이미지들이 뜬다.  

그러나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는 메타버스상에 존재하는 독도의 가상 세상, 즉 ‘독도버스(DokDo Verse)’이다.

독도(獨島)라는 하나의 실체를 놓고 현실과 가상공간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 아직은 멀어보이지만 실체를 갖춰나가고 있는 메타버스 세상의 초입이다.    

맻개월전, 은행권에서 처음 ‘메타버스 뱅킹(Banking)’ 또는 ‘메타버스 금융(Finance)’ 얘기가 나왔을때만해도 그저 시류에 편승한 홍보성 이벤트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국내 몇몇 은행들이 내놓은 메타버스 이미지는 기대이하였다. 신선한 감동이 없었다. 사내 직원 교육과 회의, 영업점 소개 등 오프라인 장소가 단순히 비대면 공간으로 수평 이동됐을 뿐이었다.

‘물론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도 은행 점포를 둘 수는 있겠지, 그런데 금융실명제와 같은 현행법이 있고, 보안문제도 있는데 어떻게 그곳에서 금융이 가능하지? 메타버스 금융도 결국 홍보 채널 이상의 역할은 힘들거야’

금융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하면 ‘꼰데’라는 핀잔을 듣기에 딱좋다.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미 젊은 고객들은 즐기기 시작했고, 거기에서 재미를 찾고, 소통하며 존재한다는 점이다. 비록 메타버스에서 현실과 똑같은 금융거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뱅킹의 역할을 참여자들이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은행의 역할은 이미 100% 달성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판타지’와 ‘현실(Reality)’의 괴리는 없어진다. 가상공간에서 뱅킹을 경험한 고객은 현실의 고객으로 다시 연결된다. 그것이 미래에 정의될 뱅킹 모습중 하나다. 

◆‘메타버스 + 금융’ 구현이 쉽지않은 현실적인 몇가지 이유

메타버스상에서 현실과 똑같은 뱅킹 기능을 그대로 구현하려는 고정관념으로는 메타버스에서 해법을 못찾는다.

따라서 타버스 뱅킹을 구현하는데 1차적인 조건은 금융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재미있고 흥미적 요소를 찾는 것이다. 즉 과감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핑거그룹 소속의 마이크레딧체인 남윤호 대표는 지난 12월초 <디지털데일리>가 개최한 ‘2022년 전망,금융IT 혁신’ 컨퍼런스에서 '메타 파이낸스'를 주제로한 발표를 통해 국내 금융권에서 메타버스 뱅킹 구현이 힘든 세가지 이유를 들었다.

남 대표에 따르면, 첫 번째 금융권의 메타버스 활용 전략 부재다. 기존 오프라인 금융 영업점을 메타버스로 대체할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현행법상 쉽지않다. 그래서 메타버스도 결국 비대면 금융채널의 하나일 뿐이고, 홍보 채널 이상의 의미가 있겠느냐는 의심부터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게임 기반의 메타버스 금융 플랫폼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이다. 게임 컨셉으로 금융 플랫폼을 구현하는 SI(시스템통합)경험이 국내에선 거의 없을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게임 개발자들을 구하기도 어렵다. 약 10여년전 은행들이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마치면, 직원들이 새 시스템을 익히기위해 게임 방식을 도입한 적이 있으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세 번째는 ‘메타버스 금융’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애자일(Agile) 개발 방식의 어려움이다. 기본적으로 메타버스 금융 플랫폼은 상황에 맞는 신속한 대응이 상시적으로 이뤄져야한다. 그러나 이는 이상에 가깝다. 금융회사 입장에서 애자일 방식으로 개발을 끊임없이 진행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또 여기에 비용이 얼마나 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이같은 문제들 때문에 ‘메타버스 금융’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은 국내 금융권에선 생각보다는 매우 어려운 난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는 모델들이 최근 하나 둘 씩 제시되고 있다. 그런 모델 중 하나가 요즘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있는 ‘독도버스’(DokDo Verse)다.

◆‘독도버스’의 등장, 왜 흥미로운가

‘독도버스’는 핑거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독도버스는 ‘메타버스 금융’의 관점에서 쉽지않은 흥행성, 운영방식, 개발 및 구축, 또한 메타버스상에서 금융이 지향해야하는 역할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독도버스가 정답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기존 금융의 관념을 탈피하려고 노력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먼저, 독도버스는 재미있다. 게임이라는 흥미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핑거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올해 ‘X10게임즈’라는 게임회사에 지분투자까지 했다. 

마이크레딧체인 남윤호 대표도 게임회사인 넷마블 출신이다. 남 대표에 따르면 “게임에서 성(城) 또는 섬(島)은 매우 인기있는 설정이다. 제한적 공간에서 빌드업이 이뤄지는 과정이 흥미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독도’는 애국심. MZ세대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가 될 수 있는 키워드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독도버스는 독도에 영토를 소유하고 퀘스트를 수행하는 가상세계다. NFT형태로 지급되는 도민권을 이용해 독도버스내에 존재하는 집과 땅을 소유할 수 있다. 집도 짓고 퀘스트를 수행하면 보상을 받는 구조다. 

퀘스트를 완수하면 보상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개인금고에 보관하거나 독도지점에 예치할 수 있다. 수량 한정적인 독도버스의 도민권과 획득한 아이템은 NFT(대체불가토큰)로 저장되고 이용자간 투명한 거래를 지원한다. 독도버스에 입점한 금융기관은 가상의 금융센터를 독도에 개설하고 디지털 세상과 현실 세계의 접점 역할을 한다.

한편 메타버스 금융의 개발과 운영방식 측면에서 봤을 때, 독도버스는 은행이 주도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은행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직접 만드는 것 보다는 상시적으로 애자일 개발 대응이 유연한 IT회사가 플랫폼을 만들면, 은행은 거기에 스폰서 계약을 내고 일정기간 입주하는 방식이다. IT회사 입장에선 입점 은행으로부터 스폰서를 받아서 초기 구축 및 개발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은행은 자체 개발 부담이 없어 윈-윈이다.  

◆NH농협은행, ‘독도버스’와 첫 스폰서 계약

핑거는 지난 24일, NH농협은행과 ‘독도버스’ 서비스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이 스폰서 비용을 내고 독도버스에 입점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독도버스’의 1차 서비스가 오픈하는 2022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플랫폼 내 콘텐츠 운영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독도버스’안에 NH농협은행의 특화 지점을 개설하여 NH의 브랜드를 홍보 및 마케팅하며, 컨벤션홀(광장)을 활용해 NH 브랜드와 동영상을 노출한다. ‘독도버스’에서 진행되는 퀘스트 역시 NH농협은행과 연관된 금융지식 및 상품정보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아이템거래, 간편결제, NFT거래수수료는 물론이고 파트너쉽 광고를 통한 판매수익, 자산 예치를 통한 신탁 수익 등 다양한 수익모델이 발생할 수 있다.

고객들은 독도버스 플랫폼내 전용화폐인 ‘도스(DoS)’를 얻게되는데, 농협은행은 이를 장기적으로 현실세계의 자산과 연계시킨다는 계획이다. 향후 메타버스속에서도 현실세계처럼 대출과 연체의 개념은 존재한다. 그런 판타지속에서 농협은행을 경험했던 고객들이 현실속에 농협은행에 대해서는 어떤 충성도를 보일 것인지 관심이다.  

은행 뿐만 아니라 보험 등 타 금융업종의 입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핑거측은 독도버스 뿐 아니라 제2, 제3의 독자적인 플랫폼을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메타파이낸스(Meta-finance)’를 선보일 계획이다.

◆‘메타 파이낸스’ 의 핵심… 결국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그동안 ‘가상세계’는 ‘거품’과 같은 말로 인식됐다. 존재하지 않은 허구,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지 시장의 관심이 식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가상자산인 코인 가격이 지금도 하루에 몇 번씩 급락하는 이유는 시장 참여자들의 이같은 인식이 아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독도버스’는 고객들에게 실체적 가치를 제공하고, 증명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미션이다. NFT를 매개로 한 가상 자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결국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이 지점에서 서로의 이해가 맞물린다.  

‘독도버스’에서는 도민권이 있어야 땅을 사거나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도민권은 사전가입자에 한해 제한된 수량의 NFT로 발행되는데, 독도버스는 지난 11월 30일 1차 사전가입 19시간만에 3만650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2차 사전가입자 2만명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