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로 보는 도쿄올림픽, 보편적 시청권 뭐길래

최민지 기자 2021.07.23 11:51:19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020 도쿄올림픽’이 23일 개막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이번 올림픽은 집에서 관전하는 ‘집콕’ 응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 누구나 올림픽을 볼 수 있는 것은 ‘보편적 시청권’과 연관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와 같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의 경우, 국민 전체 가구 90% 이상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상파3사가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들은 일반국민이 올림픽을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방송권을 공정하고 합리적 가격으로 차별없이 제공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모든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특별지정이벤트’라는 항목을 들어 보편적 시청권을 적용하고 있다. 영국은 특별지정이벤트로 올림픽게임 본선경기, FIFA 월드컵 파이널 토너먼트, 윔블던 테니스 결승 등을 꼽았다. 독일은 월드컵 축구, 올림픽, 독일 대표팀 출전 경기 등 대형 스포츠 행사로 좁혔다. 프랑스는 올림픽 및 프랑스 대표팀이 출전하는 월드컵 축구 등 대형 스포츠 행사에 보편적 시청권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보편적 시청권 논의가 이뤄지게 된 시기는 지난 2005년 IB스포츠가 지상파 방송사를 제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2년 런던 올림픽 등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모든 주요 축구경기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 중계권을 획득하면서다. 당시 지상파가 강력하게 보편적 시청권을 요구하면서, 2007년 1월 방송법 76조 3항에 보편적 시청권 개념이 법제화됐다.

이번 도쿄올림픽 중계권을 놓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뛰어들었다. 당초 온라인 중계권 독점을 추진했던 쿠팡이 포기하면서 네이버, 웨이브, 아프리카TV, U+모바일tv가 OTT로 도쿄올림픽을 중계한다.

쿠팡의 경우, 지상파3사에 500억원대 중계권료를 제시하며 도쿄올림픽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려 했으나 보편적 시청권 논란으로 물러섰다. 쿠팡 OTT ‘쿠팡플레이’는 월 2900원을 지급하고 로켓와우 회원에 가입해야만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유료 서비스의 독점 중계 방식이 모든 국민이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을 특정 사업자가 구매해 유료채널에서만 방송하게 될 경우, 대다수 국민이 돈을 내지 않으면 볼 수 없게 된다”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방통위 차원에서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가 법개정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물론, 논란의 여지는 있다. 현행법상 보편적 시청권 보장 의무는 방송채널에만 해당될 뿐 OTT와는 관련 없다. 보편적 시청권은 OTT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현행 방송법에 규정된 내용이 없을뿐더러 정책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보편적 시청권을 OTT로 넓힐 경우,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사업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도 고민해야 한다.

최근 벌어진 통신사 OTT와 CJ ENM 간 갈등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으로, CJ ENM은 LG유플러스 OTT ‘U+모바일tv’에서 tvN을 포함한 실시간 채널 공급을 중단했다. 만약, 인터넷TV(IPTV)나 케이블TV와 같은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지상파 채널 공급이 중단된다면, 이는 명백한 보편적 시청권 침해로 이어져 정부가 개입하게 된다.

하지만 LG유플러스 OTT에서 CJ ENM 채널이 빠진 것은 현행법상 시청권 침해가 아닌 양사 협상 결과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국민적 관심 행사에 해당하지 않고, 방송법 적용도 받지 않는다.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채널이 빠지고, 웨이브에서 티빙 채널이 제외된 것과 같은 사례라는 설명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국 스포츠 선수가 출전하는 국민적 관심이 큰 스포츠 행사에 대해서도 보편적 시청권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콘텐츠사업자는 스포츠 중계권료를 비싼 가격에 구매해 서비스하는 기업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보고 있다 해외야구‧축구 등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을 구매해 유료 서비스하는 경우, 보편적 시청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류현진 선수 메이저리그 경기를 지상파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그동안 국가적 스포츠 스타 경기를 보편적으로 시철할 수 있도록 해 왔다”며 “스포티비에서는 유료 채널을 통해 손흥민 선수 해외 경기를 제공하고 있는데, 국민의 이중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구조를 용인해야 하는가. 보편적 시청 문제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