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IT&E의 피·땀·눈물…백화점 첫 무인결제매장 탄생 비결은?

[인터뷰] 현대 IT&E 김석훈 상무

백지영 기자 2021.04.07 17:02:47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2월 26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 6층에 위치한 무인결제매장 ‘언커먼스토어’는 개장 직후부터 꼭 가봐야 할 ‘핫플(핫플레이스)’이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IT전문 자회사인 현대 IT&E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을 통해 탄생시킨 ‘언커먼스토어’는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오프라인 매장에 리테일 테크를 접목하며 가장 최신의 유통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미래형 유통매장’이다. 

언커먼스토어는 이름 그대로 국내에선 아직 ‘흔치 않은(uncommon)’ 무인결제매장이다. 백화점 내에서 무인결제 매장이 직접 개발, 운영되는 최초의 사례다. 이미 오픈한지 1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언커먼스토어 앞은 새로운 쇼핑 경험을 하려는 방문객들로 붐빈다. 

10평 남짓의 언커먼스토어에는 편의점 컨셉의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매장 나이스웨더의 물건과 자체 브랜드(PB) 제품 등 흔히 볼 수 없는 200여개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 향후 상품은 다양화할 예정이다. 

특히 물건을 골라 걸어 나오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을 구현해 ‘한국판 아마존고’로 불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언커먼스토어 기술 구현을 총괄한 현대 IT&E 김석훈 상무<사진>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마존고’와 유사해 보이지만 대부분 자체 기술로 구현했으며 탄생 배경 자체가 다르다”며 차별화를 내세웠다. 

그에 따르면, 언커먼스토어는 다른 무인매장처럼 단순히 비용절감 차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김 상무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를 타깃으로 감성적이고 독특한 물건을 선보이며, 고객 스스로 인스타그램에 경험을 공유할 만한 명소를 만들자는 컨셉을 잡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간은 물론 물건 자체도 완전히 차별화해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미래형 매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8년 AWS과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SCA)’을 체결하고 백화점만의 차별화된 무인결제매장 만들기에 나섰다. 

김 상무는 “실제 아마존고 관련 기술은 추측만 할 뿐 외부에 거의 공개된 것이 없다”며 “AWS 프로토타이핑팀과의 협력을 통해 머신러닝부터 자동결제기술까지 자체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IT&E는 특화된 무인결제매장을 구현하기 위해 클라우드,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현재 언커먼스토어를 활용하기 위해선 현대식품관 앱에 결제수단을 미리 등록한 뒤 QR코드를 스캔해 입장이 가능하다. 천장에 설치된 40여대 AI 카메라와 150여개의 무게 감지 센서가 고객 동선과 상품 이동을 추적해 자동 결제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다.

그는 “AWS와 SCA 체결 이후, 사실상 개발 기간은 1년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더현대 서울 오픈 일정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내 제대로 작용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개발기간도 촉박했지만, 인력 역시 여유롭지 못했다. 때마침 2019년 AWS 코리아 내 ‘프로토타이핑팀’이 만들어지면서 내부 기술 역량 확보에 도움을 받았다. AWS 프로토타이핑 팀은 데브옵스와 애자일이 결합된 조직으로 고객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김 상무는 “당시 내부 연구조직인 리테일테크랩은 핵심개발 업무에 집중하고 인프라 운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으며, 다양한 전문가의 조언도 필요했다”며 “AWS 프로토타이핑팀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IoT 등 새로운 기술 활용과 서비스, 아키텍처 구성 등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또, 처음 무인매장 연구를 시작할 당시,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구현한 머신러닝 모델 개발 등 핵심기술을 AWS 클라우드 환경으로 옮기면서 구현 기술에 대한 정확도 향상과 비용 최적화,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언커먼스토어에선 매장 내 고객의 쇼핑 행위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활용하는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를 아마존 키네시스 비디오 스트림· 데이터 스트림, 람다 서비스를 통해 대용량 처리를 위해 다이나모DB에 저장하고 있다. 

매장 내 다양한 기기 관리는 AWS IoT 코어, 머신러닝 학습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처리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그라운드 트루스, 라벨링된 데이터는 AWS스텝펑션을 통해 학습을 자동화한다. 매장을 나가면서 자동 결제되는 ‘프리패스’의 경우, 자체 특허 기술로 만들어졌다.

김 상무는 “무엇보다 매장 내 카메라나 센서를 추가할 때도 관리 걱정 없이 유연한 확장이 가능한 것이  클라우드의 장점”이라며 그는 “현재도 쉽지 않지만, 백화점이라는 특수성 탓에 고객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보니 기술적으로 완벽함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엔 여러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현재는 ML옵스(머신러닝 운영 및 관리)를 통해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한섬이나 리바트 등에서도 관련 기술에 관심이 높아 일부 기술은 조만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