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넷플릭스가 쥔 양날의 검

최민지 2021.02.26 07:52:43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넷플릭스’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생태계에서 양날의 검과 같다. 한국시장에서 커지는 넷플릭스 지배력을 놓고 우려와 기대가 상존한다.

25일 넷플릭스는 올해 5500억원 투자계획을 밝혔다. 2016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이미 7700억원을 한국에 투입했다. 그만큼 한국 콘텐츠는 이미 넷플릭스를 거쳐 전세계 시장에 우수성을 증명했다. 킹덤을 비롯해 스위트홈, 인간수업, 승리호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 제작자는 장르와 캐릭터, 포맷에 구애받지 않고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작품을 전세계에 선보일 수 있었다. 전세계로 한국 콘텐츠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 것이다. 국내 열악한 제작 환경에 어려움을 느꼈던 우수 인력들이 넷플릭스로 향하는 이유다.

넷플릭스도 훌륭한 한국 작품을 통해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사업성을 확인했다. 킹덤과 스위트홈 등 주요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넷플릭스 한국‧아시아지역 콘텐츠 담당 김민영 총괄은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 사업을 견인하는데 있어 중요하다”라며 “한국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아시아 가입자 수가 상승했다”며 “이제는 한국 콘텐츠를 몰랐던 시청자들도 즐기게 됐고, 일시적 유행을 넘어선 글로벌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장점은 이토록 명확하지만, 국내 산업계는 우려한다. 여기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 넷플릭스 ‘종속성’이다. 당장은 달콤한 이익으로 보이지만, 국내 미디어 생태계는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플랫폼사에 종속되고, 장기적으로는 이들의 배만 부르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보급되는 콘텐츠에 대한 판권은 온전히 넷플릭스 소유다. 영화 승리호는 제작비 240억원이다. 승리호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2200만 가구에서 시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320억원 수준에 판권을 사들였다는 후문이다. 승리호는 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개봉을 하지 않았다. 추가수익을 분배하는 극장 개봉작과 달리 넷플릭스는 판권을 넘기면 그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디즈니플러스도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넷플릭스는 OTT시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민영 총괄은 “디즈니 등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국에 진출하는 것과 웨이브, 왓챠, 티빙 등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가 많이 생겨나는 건 좋은 일이다. 소비자 선택이 많아지기 때문이다”라며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면 양질의 콘텐츠가 더 많이 나오기에 우리한테 좋은 일이다. 파이를 키워야지, 파이를 두고 싸울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OTT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와 비교해 투자 규모에서 이미 뒤처진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와 일부 OTT사업자가 연합을 외치고 있지만, 합종연횡조차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넷플릭스 이용률은 2018년 4%에서 지난해 24%로 성장했다. 국내 OTT는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넷플릭스과 국내 OTT 간 격차는 커지고 있다.

해외 플랫폼 종속성이 강해지면, 국내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에 빨간 불이 켜진다. 추후 넷플릭스가 한국시장 전략을 바꿀 때마다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를 대응하고 견제할 수 있는 국내 플랫폼이 필요하다.

망 사용료도 관건이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문제로 SK브로드밴드와 소송에 나선 상태다. 왓챠 등 국내 사업자는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총괄은 “ 지난 수년간 전세계 통신사업자와 협력하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에게 최상의 콘텐츠 제공을 위해 윈윈(win-win)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다양한 통신사와 소비자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해서 제안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