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력’ 사내에서 키우는 KT, 미래인재 요람으로

최민지 기자 2021.02.23 10:50:34

-진영심 KT 그룹인재개발실장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미래산업으로 가는 변곡점에 선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를 강조하며 도약의 준비에 나섰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탱해줄 ‘사람’이다. 전 산업에서 미래 핵심인재를 찾기 위해 IT 개발 인재 유치전을 치열하게 전개하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KT는 사내인재에 눈을 돌렸다.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디지코)을 선언한 KT가 미래인재 요람을 자청한 것이다. KT는 디지털 전환이 IT개발자나 특정부서 역할이 아닌 KT 전체구성원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인식했다. 이에 잠재력을 갖춘 사내인력을 핵심인재로 육성한다. 2022년까지 AI와 클라우드 개발, AI 분석이 가능한 실무형 인력을 1500명 이상 양성한다는 목표다.

국내 AI분야 인재는 수요에 비해 질적, 양적으로 매우 부족하다. 더군다나, AI는 개발부서뿐 아니라 마케팅, 네트워크를 비롯해 현장에 이르기까지 마치 DNA처럼 조직 곳곳에 자리해야 한다. KT는 우수 인력를 외부에서 데려오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존 구성원이 변화에 도태되지 않도록 역량을 끌어올리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진영심 KT 그룹인재개발실장<사진>은 “AI인재라 하면 높은 수준의 연구원만 떠올리지만, 실무형 인재도 필요하다. 회사가 디지코로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이 AI를 잘 알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내부에 훌륭한 직원들이 많다. 이들의 잠재력을 발휘시켜 회사 변화에 쓰일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이들이 10년 20년 더 회사에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AI난제를 과학으로 다루고 AI신모델‧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소수의 고급인력도 중요하지만, AI 플랫폼‧시스템 개발과 AI를 산업에 활용하는 인력은 이보다 더 많은 수가 필요하다. KT 사업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구성원에게 새로운 기술 교육을 더해준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고급인력의 경우 산‧학‧연 합동 ‘AI원팀’과의 협력, 전문가가 포진된 KT융합기술원, 외부 인재 채용 등을 활용한다.

내부 구성원 변화는 시작됐다. KT는 지난해부터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희망 직원을 선정, 6개월간 교육하고 있다.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춰 실무형 프로젝트에 방점을 찍었다. 이론부터 실전이 중요한 법이다. 프로그래밍 기본역량을 갖추고 AI와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과 성장의지를 보유한 직원이라면 누구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는 1기에 거쳐 현재 2기에 이르렀다. 2기는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1기는 64명, 2기는 78명이 선정됐다.

진영심 실장은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실무부서와 조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론이 적용되는 실습사례뿐 아니라 해답이 없는 실제 프로젝트도 해내야 한다”며 “국문과 출신, 50대 현장영업 직군 직원들도 교육을 받고 IT개발 업무로 전환했다. 교육을 마친 이들은 대졸 전공자 수준으로, 현업에서 만족도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역본부에서 현장영업을 하는 50대 부장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IT부문에서 원내비를 담당하는 플랫폼 시스템 개발자가 됐다”며 “대졸 직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발자 업무를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기 교육생 프로젝트를 꼽자면, AI를 이용한 IT인프라시스템 이상징후 자동판단 사례를 들 수 있다. IT인프라시스템 성능 이상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월평균 2만5000건 이상 징후 이벤트를 탐지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AI 자동판단 기능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약 86% 절감된 월평균 3500건 이상징후에 대해서만 분석‧대응하게 돼 업무 효율화에 기여했다. 기지국 무선품질 분석 업무에도 AI를 적용해 부정적 영향을 주는 불량 원인을 자동 탐지하도록 구현했다. 기존에는 연간 4만5833시간 소요됐는데, 2만6000시간으로 43% 개선됐다.

이와 함께 KT는 ‘현장 AI인재 300’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지난해 처음 도입해 317명을 육성, 32개 과제를 수행했다. 영업, 네트워크 등의 많은 현장 업무가 자동화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또한 일방적 주입식 교육이 아닌 교육과 과제 수행을 병행해 본인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젝트 수행 때 과제 선정부터 완료까지 KT 혁신플랫폼 1등 워크숍을 활용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최적의 개선안을 도출했다. 올해에도 약 3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진 실장은 “현장의 AI인력은 KT가 디지코로의 전환을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현장뿐 아니라 마케팅 등 모든 부서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략을 세우고, 네트워크 장애를 빠르게 예측하며, 업무 자동화도 손쉽게 이뤄진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동안 석‧박사 아니면 AI 못한다고 생각했다. AI 인력 1000명 양성한다는 발표에 너네가 어떻게 하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며 “그러나 KT는 꾸준히 직원에게 AI를 적용하는 내재화 교육을 통해 변화의 원동력을 부여하고 있으며, 나아가 외부에 통용되는 인재 플랫폼까지 계획하고 있다. 경영진 관심이 커진 만큼, 프로세스와 현장 혁신도 빨라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