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내비게이션 T맵은 홀로 설 수 있을까

채수웅 기자 2020.10.16 16:28:08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전문기업을 연내 발족한다. 국민 내비게이션 T맵이 중심이었던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가칭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티맵모빌리티에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우버 테크놀로지도 참여한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에 세계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우버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할 예정이다.

T맵은 과거 SK텔레콤 고객에게 유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화면도 작고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많았던 시절이라 인기가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길안내를 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됐다. KT나 LG유플러스가 손잡고 대응했지만 결과는 늘 대참패였다.

하지만 운영비, 투자비 등을 감안하면 T맵이 독립 사업으로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동안 T맵의 역할은 SK텔레콤 이동전화 가입자가 이탈하지 않게 하는 서비스 중 하나였을 뿐이다.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 분사는 관련 시장이 충분히 성숙됐음을 의미한다.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계까지 온 것이다. 

◆ 10년전 플래닛때와는 다르다

T맵의 독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여년전인 2011년 SK플래닛의 핵심 일원으로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SK플래닛이라는 새로운 행성에 T맵과 T스토어, 11번가 등 소위 SK텔레콤에서 잘나가던 신규 사업부문이 참여했다. 각자 우버, 플레이스토어, 아마존 등을 꿈꿨지만 지금은 SK플래닛의 일원이 아닌 SK텔레콤 자회사, 또는 투자회사로서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10년전에는 SK플래닛이라는 조직의 울타리에서 각 개별사업을 추진하는 것이었지만 SK라는 타이틀은 오히려 각 사업부문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경쟁 통신사의 참여는 원천적으로 배제될 수 밖에 없었고, 통신, 또는 SK 일원이 아닌 외부 투자 및 협력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충분한 투자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하다보니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한계에 봉착하기도 했다.

결과론적으로 T스토어의 경우 원스토어로 바뀌면서 KT, LG유플러스, 네이버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지상파 등 방송사들과 협업해 탄생한 웨이브나 T1이 컴캐스트와 손잡고 e스포츠 회사를 만든 것도 비슷한 케이스다. 우버가 이동전화 회사 SK텔레콤이 아닌 T맵과 협력을 선택한 이유다. SK 일원이지만 색깔은 옅게 함으로써 다양한 회사와의 협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예전에는 SK플래닛이라는 울타리에 다 담았지만 현재 SK텔레콤의 전략의 핵심은 바로 초협력"이라며 "SK텔레콤이라는 울타리가 있지만 각 사업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으면 분사를 해 더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버의 참여, SK그룹 모빌리티 역량 결집이 관건

현재 SK텔레콤은 주력인 이동통신 이외에 미디어(SK브로드밴드, 웨이브, 드림어스 컴퍼니)와 융합보안(ADT캡스, SK인포섹), 커머스(11번가, SK스토아)를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여기에 티모빌리티가 참여하게 된다.

티모빌리티의 전망은 어떨까. 10년전과 비교하면 긍정적이다. 그동안 SK플래닛을 통한 분사 경험과 초협력을 통한 시너지 등을 경험했다.

특히, 우버라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가 참여하는 만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우버는 조인트벤처에 1억달러 이상을, 티맵모빌리티에는 약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약 2000억원에 가까운 시드머니를 갖고 출발하는 것이다. 여기에 스피드메이트, 렌트카, 주유소 등 그룹내 모빌리티 역량과 결합할 경우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SK 관계자는 "가능성만 보고 독립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강력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났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긍정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 SK텔레콤의 미디어, 커머스, 모빌리티 사업 중 제대로 자리잡은 것은 없다. 원스토어의 경우 협력의 바람직한 결과물이었지만 여전히 생존의 단계다. 구글, 애플 스토어와 경쟁한다고 보기 어렵다. 웨이브 역시 여러 잡음속에서 지상파 방송사들과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여겨졌던 11번가는 SK 색깔은 지웠지만 오히려 쿠팡 등 후발주자에 밀리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우버의 투자 등을 감안할 때 티모빌리티가 3~4년의 시간은 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맨땅에 헤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적지않은 매출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여지는 택시 등 모빌리티 비즈니스만 볼 때 시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외부에서의 다양한 비즈니스 발굴과 중고차, 주유소, 자동차 수리 등 SK그룹이 보유한 모빌리티 역량과의 결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