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블록체인 투자사 왜 '디파이'에 투자할까

박현영 기자 2020.08.25 11:50:55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지난 2017년 초 설립된 해시드는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아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다. 

이런 해시드가 지난해 초부터 관심을 가지고 투자한 분야가 있다. 최근 급성장 중인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다. 해시드는 메이커다오, 카이버네트워크, 테라 등 다양한 디파이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김성호 해시드 파트너는 지난 24일 온라인에서 열린 ‘코리아 디파이 로드쇼’에서 “해시드는 지난해 초부터 디파이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면서 투자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당시에도 미국 블록체인 시장에서는 디파이가 꽤 중요한 흐름이었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디파이 시장이 폭발하면서 더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이 디파이의 성장을 견인했나

해시드는 디파이가 가진 세 가지 특징이 유의미하다고 봤다. ▲무신뢰성 ▲결합성 ▲오픈소스‧오픈데이터가 그 특징이다.

무신뢰성은 신뢰성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신뢰 검증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전통 금융권이나 P2P(개인 간) 금융 등 핀테크 업체가 기관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따야하는 이유는 돈을 맡기는 사용자가 해당 업체들을 믿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디파이 서비스에선 맡긴 돈이 움직이고 이자가 쌓이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로 진행된다. 따라서 라이선스를 받는 등 신뢰를 검증 받아야할 필요가 없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의 개발 코드는 오픈소스로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서로 참조하고 결합하고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고, 스마트컨트랙트에 오류가 있을 땐 여러 개발자들이 협동해서 결함을 빨리 발견할 수 있다. 김성호 파트너는 “디파이 서비스에선 누구나 스마트컨트랙트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징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디파이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했다. 디파이 암호화폐들이 주로 거래되는 탈중앙화 거래소의 거래량은 최근 3개월 간 10배 늘었다.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된 금액의 규모도 미국 달러 기준 지난해 대비 3.47배 증가했다.

◆해킹·UI 등 문제도 있지만…해시드 "해결 속도 빠르다"

그러나 성장세가 지속될 수록 사고도 많아졌다. 스마트컨트랙트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가 운영된다는 건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신뢰를 검증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건 스마트컨트랙트에 오류가 없다는 전제가 있어야 했다. 스마트컨트랙트에 오류가 생기면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bzx, 유니스왑, 디포스 등 디파이 서비스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김성호 파트너는 “초기 시장이 과열되다보니 아직 경험하지 못한 많은 리스크에 노출되어있다”며 “해킹 사고가 줄줄이 발생할 당시 해시드도 불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시드는 문제가 많은 것에 비해 해결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파트너는 “모든 게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다보니 누구나 코드의 결함을 찾아낼 수 있어 해결되는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에 대한 인식도 높아져서 디파이 관련 보험 서비스의 점유율이 증가 중”이라고 강조했다.

보안 사고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디파이 서비스들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복잡해서, 즉 사용하기가 어려워서 여전히 대중화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김 파트너는 “다행히 디파이를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며 “디파이 서비스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지갑이나 브라우저도 나왔다”고 말했다.

◆디파이가 만들 미래의 금융 시나리오는?

해시드가 디파이의 단점을 인지하면서도 투자를 계속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성호 파트너는 디파이가 만들어낼 미래의 금융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김 파트너는 “전통 금융권에서 취급하지 않는 자산들을 디파이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통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주식, 적금, 채권 등만 취급하지만, 중앙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는 디파이 서비스에서는 게임 아이템, 데이터, IP(지적재산권) 등도 거래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기존 금융권에서 다루지 않았던 자산들을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누구나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김 파트너는 “디파이 서비스에선 누구나 개인화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고 또 판매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 상에선 거래 기록이나 자산 현황 등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화 금융상품을 만드는 게 훨씬 유연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