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아시아나IDT 향방은?

이상일 기자 2019.04.16 07:55:23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수순에 들어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IT서비스업체 아시아나IDT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채권단은 15일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내용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수정 자구계획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이 날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전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내리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지분 처분 등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도 함께 매각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5일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박삼구 전 회장의 아들로 최근 아시아나IDT를 상장시킨 바 있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이 자리에 동석한 것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의 영구 퇴진,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5천억원의 자금수혈을 요구했으나 채권단이 이후 이 계획을 거부해 자구계획을 수정해 왔다. 

매각이 확정되면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을 팔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그룹의 핵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사실상 분해가 점쳐지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계 60위권으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역대 IT서비스업체의 흥망성쇠가 그룹의 명운과 같이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나IDT의 앞날도 밝지만은 않다. IT서비스업체의 핵심 매출이 그룹사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표면적으로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물론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IDT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 차별화되고 전문적인 분야라는 점에서 희망은 있다. 

아시아나IDT는 운송 및 물류, 그리고 제조 부분에 특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 IT시장에서도 과거 보험권 시스템 운영 및 아웃소싱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항공운수 분야에서 IT시스템 구축 및 운영 역량이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여행사, 호텔, 렌터카 회사, 교통 기관들간의 예약결제 등을 자동화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인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으로 스페인의 아마데우스사의 시스템을 2011년부터 운영해왔다. 

아시아나IDT는 저가 항공사들의 IT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하나의 사업영역으로 보고 접근하고 있는데 최근 추가되고 있는 저가 항공사들의 수요처가 관심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IDT는 상장 과정에서 GDS 운영을 위한 글로벌 클라우드 협력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다만 아시아나IDT 상장 과정에 당초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거둔 것이 불안 요인이다. 아시아나IDT는 당초 시가총액 2천억원 이상을 기대했지만 이에 크게 못미쳤고 공모가(1만 5000원)가 희망공모가(1만 9330~2만 4100원)를 크게 밑돌아 공모 주식수까지 줄이는 우여곡절 끝에 상장할 수 있었다.   

이는 아시아나IDT의 상장 목적 자체가 그룹 재무상황을 개선하는 데 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는 것과 그룹사의 불안한 요소가 IT서비스업체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장이 인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자회사들이 매각될 경우 아시아나IDT로서도 혹독한 생존계획 수립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운영시스템의 특성 상 아시아나IDT의 전문역량이 필요한 만큼 단번에 시스템 운영 사업자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 IT서비스업체의 인수합병 사례를 보면  전문 인력 흡수를 통해 사업자가 결국 변경되는 과정이 많았다. 

반면 아시아나IDT도 매각 대상으로 올라가는 경우 아시아나IDT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한 선택적 흡수도 IT서비스업계의 선택지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 그룹으로 SK와 한화 등을 꼽고 있는데 이들 모두 SK C&C와 한화시스템 등 전문 IT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수정자구안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M&A를 구주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즉시 추진하기로 했다. 자회사의 별도 매각을 금지하고 구주에 대한 동반매각요청권(Drag-along) 권리,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이 포함됐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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